Q.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재무장관과 상무장관에 월스트리트 출신인 스티븐 므누신과 윌버 로스를 각각 지명할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므누신과 로스는 어떤인물인가?
A. 미국 차기 재무장관에 스티븐 므누신 상무장관에 윌버 로스를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가 각각 지명할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무장관으로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 므누신이 임명될 것이라는데, 므누신은 올 53세다. 이번 미 대선 트럼프 선거캠프에서 금융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행정부에서 일한 경험은 전혀 없다. 므누신은 17년 골드만삭스에서 일하다가 2002년 떠난 다음에 헤지펀드 회사인 듄 캐피널 매니지먼트를 창업했다. AM누신은 트럼프가 대선에 뛰어들기 전부터 그와 인연을 맺었는데, 므누신의 헤지펀드 듄 캐피털은 2008년 트럼프가 시카고에서 벌인 건설 사업에 투자했다. 므누신이 재무장관에 오르면 행크 폴슨(조지 W 부시 정권), 로버트 루빈(빌 클린턴 정권)에 이어 골드만삭스 출신으로는 세 번째 재무장관이 되는 것이다. 트럼프가 상무장관으로 선택한 로스는 사모투자펀드(PE) 투자자 출신이다. 올해 78세이다. 로스는 1970년대 후반 글로벌 투자은행 로스차일드에 들어가면서 금융계에 입문했다. 그는 24년간 이 회사에 재직하면서 파산구조조정 부문을 이끌다 회장까지 올랐다. 트럼프와는 수십 년에 걸쳐 알고 지낸 인연이 있다. 로스는 대선전에선 트럼프를 위한 모금행사를 열었고 트럼프 당선자의 취임 100일 구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문역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미국 내 재팬소사이어티’(Japan Society) 회장도 맡아 지난 9월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찾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만났다. 한국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로스는 1997년 말 한국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국제 채권단과의 협상 자문 및 중재역을 맡았다. 위기극복 후 한국 정부로부터 공로 표창도 받았다. 로스는 당시 한라그룹 등 주요 기업 구조조정 작업에도 관여했고, 한국산업은행 채권 헐값 인수를 통해 막대한 이익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Q. 므누신과 로스가 각각 재무장관과 상무장관으로 공식 지명되면 월가 인물들을 내각에 투입했다는 비판론이 제기될 가능성은?
A. 로스와 므누신은 월가 금융가 출신답게 막대한 부도 갖고 있다. 철강 산업에 정통한 로스는 포브스 집계로 2014년 당시 재산이 29억 달러(약 3조4천억 원)였다. 므누신의 재산도 4천600만 달러(537억 원)에 이른다. AM누신과 로스가 각각 재무장관과 상무장관으로 공식 지명되면 월가 인물들을 내각에 투입했다는 비판론도 제기될 전망이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월가와 워싱턴 D.C. 기성 정치권의 결탁을 공격하는 등 월가와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선거기간중 미국 경제가 월가 엘리트와 워싱턴 정계 인사들에게 유리하도록 왜곡됐다, 이렇게 주장하면서 소외감을 느끼는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평범한 근로자들을 공략해 대선에서 승리를 거둔 것 아닌가. 그런데 정작 트럼프 당선인은 월가로 대표되는 경제 체계의 혜택을 받은 인물들로 주변을 채우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참모인 니라 탠든 미국진보센터(CAP) 소장은 트럼프 당선자 인선을 두고 노동자층 유권자가 보낸 메시지를 배신하는 것이다. 엘리트 억만장자들과 맞서 싸우겠다고 주장해놓고 그들을 요직에 앉히고 있다고 말했다.
Q. 트럼프, 캐리어 공장 미 잔류 발표 예정 내용은?
A.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대선 기간중 애플을 비롯한 미국 대기업에 해외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면 세금을 큰 폭으로 줄여주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는데, 세계 에어컨 시장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캐리어가 인디애나주에 있는 공장을 멕시코로 옮기겠다는 계획을 철회할 예정이다. 트럼프 당선자와 부통령 당선자 마이크 펜스 인디이내 주지사는 다음달 1일 인디애나폴리스에 있는 캐리어 공장 앞에서 공장 인력 대부분이 잔류하기로 회사 측과 합의했다고 선언할 예정인데, 캐리어가 멕시코로 공장을 옮겼을 경우 2000명의 인력이 멕시코로 함께 이동하기로 돼 있었다. 트럼프는 대선 때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 지대)를 돌며 제조업 부활을 위한 방법의 하나로 미국 기업의 해외공장을 국내로 다시 불러들이고 미국의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정책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는 캐리어가 공장을 인디애나폴리스에 남겨두는 조건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법인세를 대폭 낮추는 혜택을 주기로 했다. 멕시코로 공장을 옮기는 미국 기업들을 겨냥해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던 트럼프는 1일로 예정된 인디애나폴리스 연설에서 이 공약을 다소 완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Q. 이단아 트럼프의 남은 공약들도 이행될까?
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최근 선거 공약 때와 달리 현실적 장벽에 부닥치기 시작했다. 선거 때 유권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기 위해 내놓은 공약들인데. 막상 대통령이 되면서 실행 때는 예상과 다른 효과나 부작용을 내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 후보 당시에는 감세, 과감한 인프라 투자, 규제완화를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다. 문제는 과감한 인프라 투자를 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미국 정부는 국채를 더 찍어내야 한다. 그런데 국채를 발행하면 시중에 채권 물량이 늘어난다. 그러면서 채권 가격은 하락하는 것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채권 가격이 급락하면서 벌어지는 채권투매 현상은 이래서 생기는 건데, 채권 가격과 채권의 유통수익률(금리)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시중 금리가 오른다. 문제는 금리가 오르면 가계나 기업이나 이자상환 부담이 늘고 소비 투자 여력을 줄고 그래서 경제를 살리는 데는 악재이다. 그런데 사실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국채를 발행해서 인프라 투자를 늘리려고 하는데 정작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금리가 올라 경기의 발목을 잡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그래서 트럼프 당선자의 경제를 살리겠다는 경기 부양책은 한계를 갖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대표적인 선거 공약이던 보호무역주의이다. 트럼프가 미국 산업 보호를 위해 보호무역을 들고 나왔는데, 세계 1위 무역국가인 중국이 당장 중국 진출 미국 기업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니 그가 내세운 보호무역주의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홍인표 고려대학교 연구교수 by 매일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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