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공직사회의 동요가 극심해지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A.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동반 사의를 표명했는데,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직사회 동요가 심해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최순실 사태로 공직사회가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져든 상황에서 사정라인의 두 축인 법무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이 동시에 사표를 냈다는 소식은 급속도로 공무원들의 불안감을 키워놓고 있다. 세종청사의 한 공무원은 김 장관과 최 수석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뉴스를 보고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정청의 핵심축이 계속해서 무너지는 느낌이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데, 그리고 또 다른 공무원은 김 장관과 최 수석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대통령에 대한 방어막이 없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공직사회는 한마디로 무기력한 상황이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총리든 장관이든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더군다나 어제는 검찰이 Sk그룹 롯데그룹 면세점 사업 의혹과 관련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는데, 검찰 수사관들은 정부 부처에도 들이닥쳤다. 그래서 기획재정부 최상목 1차관실과 정책조정국장실, 관세청 사무실, 전직 관세청 관계자 자택까지 압수수색을 당했다. 특히 최상목 차관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지시를 받아 기업을 상대로 미르 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모으는 역할을 했다. 우리 경제 정책을 이끌어가는 기획재정부가 압수수색을 당한 건 2006년 론스타 사건 이후 10년만에 처음인데, 갑자기 들이닥친 검찰의 칼날에, 기재부 공무원들은 하루 종일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검찰이 정책조정국과 세제실과 같은 주요 부서를 노렸다는 점에서 충격이 컸다.

Q. 이번 김 장관과 최 수석의 사의 표명, 대통령에 대한 방어막이 사라진거라고 봐도될까?
A. 법무장관과 대통령민정수석이 동시에 사표를 낸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인데,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의 방어막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해 7월부터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해왔다. 최 수석은 지난달 30일 우병우 전 민정수석 후임으로 임명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법적 대응을 보좌하는 등 역할을 해왔으며 이달 18일 정식 임명장을 받았다. 검찰의 최순실 게이트 수사 발표 이튿날인 21일 김 장관이 지금 상황에서는 사직하는 게 도리라며 사표를 냈다. 최 수석도 고심 끝에 22일 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혔다. 검찰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했고, 박 대통령 조사를 놓고 청와대와 검찰이 심각한 갈등을 빚은 것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박 대통령이 두 사람 모두 사표를 반려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특히 박 대통령의 방어 전략에 핵심 역할을 해온 최 수석이 물러난다면 박 대통령은 검찰과 특별검사 수사 앞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놓이면서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 그런데 지금 문제는 박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도 그렇다고 반려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 왜 이렇게 결정이 늦어지고 있는가. 하나는 김현웅 장관과 최재경 수석 모두 사퇴 의지가 강해 설득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또 하나는 이 두 사람의 사표를 반려한다고 하면, 김수남 검찰총장에 대해 검찰 수사 결과와 관련해 당신은 사표를 왜 내지 않느냐는 청와대의 압박 메시지가 약해질 수 있어 일부러 시간을 끄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분명한 사실은 박 대통령의 결정이 늦어지면서 사표를 둘러싼 추측이 계속되고, 공직사회 불안도 커지고 있다.

Q. 공직사회 전반으로 확산해 다른 부처의 장·차관들도 함께 물러나는 도미노 사의가 발생할 가능성은?
A. 이번 사태가 공직사회 전반으로 확산해 다른 부처 장관들도 물러나는 도미노 사의가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실제로 김 장관과 최 수석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각 부처에는 해당 부처 장관도 사의를 표명했는지를 묻는 출입 기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중앙부처 한 공무원은 직원들이 우리 장관도 사의를 표명한 게 아니냐, 장관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과 고위공무원 사퇴로 공무원이 자존감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고 한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중앙부처 한 공무원은 국가가 흔들리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공무원 개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자존감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표상으로 삼았던 선배들에 대한 존경이 많이 사라졌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김 장관과 최 수석의 사의 표명이 공직사회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들이 이번 사태 전반이 아니라 검찰 수사라는 특수한 상황에 대한 책임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이고, 검사들 중심으로 운영되는 법무부란 조직 역시 일반적인 정부 부처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중앙부처 한 간부급 공무원은 이번 사안이 검찰 수사 결과로 발생한 문제여서 법무부에는 충격이 있겠지만, 다른 부처에는 별다른 충격이 없다, 법무부가 공직사회의 전체 분위기를 대변한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홍인표 고려대학교 연구교수 by 매일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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