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합병 추진과정에 로비와 압력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불공정 합병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당시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에서 한화증권 사장에게 합병에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지 말라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증언이 나와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장남식 기자입니다.
【 기자 】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6월
한화투자증권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추진에 대해 합병 무산 가능성을 제기하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당시 합병을 반대했던 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에 우호적일 수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분율이 26.7%에 달하고, 국민연금이 확실히 합병에 찬성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분석 내용의 보고서였습니다.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부정적인 보고서를 낸 것은 국내 증권사 중
한화투자증권이 유일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한화 경영기획실에서 한화증권 사장에게 합병 찬성 압력을 행사했다는 증언이 나와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당시 한화증권 사장이었던 주진형 전 사장은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김승연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가가 가까우니 합병에 부정적인 보고서를 쓰지 말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합병 무산 가능성을 담은 보고서를 낸 후 금춘수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이 전화를 걸어 "삼성그룹으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고, 이후 추가 보고서를 낸 후 "사장자리에서 물러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해 합병 성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에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습니다.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출연하고, 최순실씨 모녀에게 거액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민연금이 당시 찬성표를 던진 것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국민연금 자체적으로도 합병비율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고, 수 천억원의 손실을 예상하면서도 합병을 찬성했다는 점이 선뜻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은 "합병 이후 시너지 효과 라든지 전체 포트폴리오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을 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장남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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