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오는 2021년 새 보험계약 회계기준 시행이 확정됐습니다.
생명보험사들은 저금리로 악화되는 영업환경 속에서 자본확충 부담까지 떠안게 돼 대응책 마련이 절박한데요.
일부 생보사들은 영업채널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백가혜 기자입니다.


【 기자 】
새 회계기준, IFRS 17 '보험계약'의 2021년 1월 1일 시행이 확정됐습니다.

새 회계기준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는 책임준비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하는 만큼 자본확충 부담이 더욱 커졌습니다.

일부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을 중심으로 국내 사업 철수 의혹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라이나생명, AIA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등은 최근 설계사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생명보험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1년간 설계사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생보사는 라이나생명으로 33%나 줄어 전체 생보사 감소 폭인 3%와 대비됐습니다.

이는 라이나생명이 전속설계사를 계열사 대리점으로 이동시키는 대신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며 사업비를 절감하는 등 효율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

이와 달리 단순 설계사 이탈이 가속화되는 곳은 국내 시장에서 생보사의 영업 한계, 늘어나는 자본확충 부담 등으로 인해 영업채널을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외국계 보험사인 AIA생명과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 1년간 설계사 수가 각각 27%, 16% 줄었습니다.

국내에서 지점 형태로 영업하는 AIA생명은 최근 글로벌 본사 배당을 늘리며 한국 투자를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영업본부와 점포 확대로 설계사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지만 오히려 설계사가 이탈하는 역설적인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사업비가 늘며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초래해 실적만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낳습니다.

악화되는 실적과 재무부담으로 철수설이 번지는 외국계 생보사와 달리 국내 생보사는 엇갈린 행보를 걷고 있습니다.

설계사가 18%나 감소한 흥국생명은 조직 효율화를 위해 최근 영업점과 본부의 관리체계를 개편하며 설계사 이탈을 막기 위한 노력에 나섰습니다.

한편 현대라이프생명은 같은 기간 설계사가 20%나 늘며 영업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모회사인 현대차를 통한 자본확충 여력 등 양호한 재무상태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매일경제TV 백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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