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반영하는 새 회계제도의 도입 시점이 오는 2021년으로 결정됐습니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영국 런던에서 회의를 열고 새 회계기준을 2021년부터 시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동안 IFRS4 2단계로 불리던 새 회계제도의 명칭은 IFRS17로 확정됐습니다.

보험업계는 새 회계제도의 도입 시점을 2023년으로 늦춰달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앞서 이수창 생명보험협회 회장을 비롯해 협회의 이사기업인 생보사 대표들은 IASB에 IFRS17의 도입시기를 연기해달라고 건의한 바 있지만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과거 7% 이상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팔아왔던 생명보험사들은 부채를 시가평가하게 되면서 추가로 부채를 쌓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보험연구원은 IFRS17 도입에 따라 생보사들이 부담할 부채가 42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새 회계제도에서 보험사들은 미래 손실을 즉시 자본감소로 반영하고, 미래 이익인 계약서비스마진은 부채로 인식해 자본을 증가시키지 않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전망돼 왔습니다.

하지만 한국회계기준원은 17일 이번 결과에 대해 "한국 보험업계가 제안한 사항이 반영돼 공정가치법의 선택이 보다 완화됐다"며 "그동안 우려됐던 부채 증가 부담은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보험업계는 미래이익의 현재 가치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을 부채로 인식하는 과정에서 최초 전환 시 부채비율이 크게 증가할 위기에 직면해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국제회계기준원의 결정에 따라 최근 계약의 낮은 마진율을 적용해 전환시점의 CSM을 측정하기 때문에 부채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한국회계기준원은 "다만 개별 보험사별로 영향이 다를 수 있어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는 회의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에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기준서를 확정할 예정입니다.

한편 보험업계의 새 회계기준 규정이 완화되면서 17일 생명보험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삼성생명은 전날보다 3.57%(4,000원) 오른 11만6천원에 거래를 마쳤고, 한화생명도 5.63%(360원) 올랐으며, 특히 새 회계기준에서 경쟁력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전 거래일보다 8.13%(390원) 급등한 5,19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김용갑 기자 / gap@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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