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를 돌파하였다. 트럼프 당선자가 강력한 재정정책을 예고한 영향인가?
A.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6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처음으로 연 5%를 돌파한 상품이 등장했다. KEB하나은행의 5년 고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달 말 연 3.079~4.779%에서 16일 현재 연 3.435~5.135%로 0.356%포인트 올랐다. 6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최고 금리가 연 5%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 2%대 상품은 아예 사라졌다. KB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연 2.94∼4.24%에서 0.24%포인트 오른 연 3.18~4.48%를 기록했다. 10월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전월 대비 0.12%포인트 오른 것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가 가팔라졌다.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도 같은 기간 연 3.03~4.33%에서 0.12%포인트 오른 연 3.15~4.45%를 기록했다. 지난달 3%를 넘어선 신한은행(연 3.35∼4.65%)은 0.31%포인트 올랐다. 그러면 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라가고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국내외 변수가 각각 있는데, 하나는 이른바 트럼프 효과이다.  그러니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많이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면 미국 성장률이 오르고 물가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물가가 오르면 통화가치가 내려가서 채권 수익이 내려간다. 이것은 채권금리가 오르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그리고 또 다른 변수는 그동안 가계대출이 너무 많이 늘어나니까 정부가 시중은행에 대출을 많이 하지 말라고 압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이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을 억제하고 있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변수가 맞물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라가고 있다. 문제는 다음 달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장금리가 올라가고, 그렇게 되면 대출 금리도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Q.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규모가 급증한 상태, 가계 타격은?
A. 지금 우리나라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규모가 급증한 상태이다. 그런데 가계대출의 70%가 주택담보대출이다. 그래서 금리인상 여파가 고스란히 가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국내외 채권금리가 나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데,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결국 대출 금리도 올라가고 있다.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당장 이자부담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1억 원을 은행에서 빌렸다고 하면 금리가 연 0.2%포인트 높아질 경우 연간 이자부담은 20만원 늘어난다. 시장금리가 올라가면 이미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과 새롭게 대출을 받는 사람들이 부담이 더 늘어난다. 고정금리 대출 규모는 9월 현재 전체 48.6%에 이른다. 하지만 5년 뒤 변동금리로 전환하는 혼합형 대출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금리가 오르면 당장 타격은 불가피하다.

Q. 주택담보대출 금리 급증, 주택시장 냉랭해질 것이란 우려 속에 추세 이어질까?
A. 정부는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면서 8. 25 중도금대출 규제, 11. 3 시장안정화 대책을 잇따라 내놓았다. 그래서 신규 분양시장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데, 문제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급등이라는 악재마저 터져 전체 부동산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출금리 급등으로 금융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금리가 계속 오르면 실수요자도 주택 시장을 외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 실제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가면서 실수요자들은 주택을 사고파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가 규제를 해도 주택을 마련하려고 했던 실수요자들이 막상 은행에서 대출상담을 받고는 이자 부담에 놀라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부가 가계부채를 문제 삼자 시중은행은 이를 의식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려 대출을 스스로 억제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금리 인상 여파가 고스란히 내 집 마련 수요자들에게 전가된다는 점인데, 정부의 8 25 중도금 대출규제로 신규 분양자들이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며 집단대출 금리도 4% 초반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5억 원을 빌릴 경우 은행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이자 추가 부담만 월 20만원에 이른다. 중견 건설회사는 물론 대형건설회사도 일부 사업장은 시중은행 대출이 막혀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제2 금융권 문을 두드리고 있다.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정책금리를 1%대로 유지하는데 금융권이 주택담보대출에 유독 가산 금리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면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익성을 기반으로 하는 은행이 가산 금리를 적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금융권이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위험을 지나치게 크게 보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있는데, 금융권의 건전성 측면도 중요하지만 전체 경제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대출금리 수위를 결정해야 한다. 이런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년 주택은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큰 폭으로 올라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가 높다.

홍인표 고려대학교 연구교수 by 매일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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