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트럼프와 푸틴이 전화통화를 하며 관계정상화를 합의했다. 어떤 내용인가?
A.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전화 통화를 했다. 그래서 양국 관계 개선에 나서자고 합의했다. 그러니까 두 지도자는 현재 미국과 러시아 양국 관계가 완전히 불만족스러운 상태다. 그래서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고 가능한 광범위한 현안에서 건설적인 협력을 추구하자는 데 합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상호 내정불간섭,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평등에 기초해 협력적 대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푸틴과 트럼프는 시리아 내전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고, 양국이 제1의 공동의 적인 국제 테러리즘과 극단주의에 대한 투쟁을 같이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푸틴과 트럼프가 앞으로 연락을 주고받기로 했으며 직접 만나기로 합의했다. 두 지도자 합의를 놓고 미국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할 수 있고, 러시아는 경제 제재에서 빠져나오려는 의도다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Q. 시리아사태 타협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데 냉랭한 관계, 녹아내릴까?
A. 미국 오바마 정부 8년 동안 미국과 러시아는 불편하면서도 냉랭한 관계를 유지했왔다. 시리아 사태, 에드워드 스노든 문제, 우크라이나 분쟁 이 3가지 문제가 앞으로 푸틴과 트럼프가 풀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먼저 그동안 미국과 러시아는 2011년 이후 시리아 문제에서 가장 큰 불협화음을 냈다. 러시아는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있다. 이슬람 국가 IS와 같은 테러리스트를 척결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는 건데, 하지만 미국을 비롯해 유럽연합은 시리아 내전에서 아사드 정권에 반기를 든 친서방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니까 시리아 문제에 관한한 미국과 러시아는 아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는 그게 아니다. 미국은 러시아와 손을 잡고 아사드 정권을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이슬람 국가 IS와 싸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아사드 정권과 IS는 거의 싸우지 않는다. 왜냐하면 IS가 시리아 반군 영토를 주로 침공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IS를 폭격한다고 하고는 실제로는 시리아 반군 진영을 폭격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리고 트럼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해서도 유럽 국가들이 안보 비용 분담을 늘리지 않으면 유럽에서 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니 나토의 군사력 강화를 경계하는 러시아로서는 아주 반가운 소식이다. 미국 정보국 직원 출신으로 기밀 자료를 유출한 뒤 지금은 러시아에 망명한 스노든에 대해서도 미국은 즉시 송환해달라고 러시아에 요구하고 있다. 이 문제도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러시아는 바라고 있다.

Q. 푸틴과 트럼프는 서로의 외교정책 견해가 비슷하다며 놀라워 했는데, 이들은 어떤 외교정책을 추구하나?
A. 실제로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 운동 내내 친 러시아 성향을 보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푸틴 대통령을 오바마보다 푸틴이 낫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해 러시아가 해킹을 좀 해달라 이렇게 부탁까지 했다. 민주당도 러시아가 트럼프의 당선을 돕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푸틴 대통령도 트럼프를 줄곧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클린턴보다 트럼프를 더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 기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병합을 옹호하는 듯 한 말을 했다. 그리고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는 미 정부의 정책을 비판했다. 시리아 아사드 정권이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제거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 따라서 두 사람의 외교정책이나 견해가 비슷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Q. EU 외무장관 트럼프 대비 긴급 회동을 열었다. 미국-러시아 새로운 구도 따른 국제적 판도변화는?
A. 트럼프 당선 이후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이 긴급 회동을 했다. 독일과 EU가 주도했는데, 향후 안보 문제를 논의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유럽 국가들이 안보비용을 부담하지 않을 경우 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언급했다.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비용의 70%가량을 부담하고 있다. 그리고 나토 국가들이 공격을 받더라도 자동 방어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고도 했다. 옛 소련의 일부였다가 독립해 NATO 회원국이 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이른바 발트해 3국의 불안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미국이 러시아와 관계 개선이라도 한다면 러시아를 제재하고 있는 유럽은 입장이 난감해진다. 트럼프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부정적 입장 탓에 EU와 미국이 협상을 벌여온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존속 여부도 애매해졌다. 트럼프는 지구 온난화 주장을 불신하고 있는데, 기후변화 협약의 지속 여부도 장담하기 어렵다. 미국이 약속한 각 출금을 줄이기만 해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EU는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경고라는 말까지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자의 급격한 밀착 행보는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의 트럼프 당선자 입장에서는 중국의 독주를 막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1인 독주 채비를 갖추고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시아에서 영향력을 급속도로 키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사 대국인 러시아와 우호전략을 펴는 것은 훌륭한 중국 견제용 카드라는 것이다. 반면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땅이었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는데,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사회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단행했다. 러시아는 서방사회의 제재로 최악의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러시아는 트럼프 당선자가 크림반도 강제병합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만큼 경제 제재를 풀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당장 트럼프 승리 이후 러시아 증시는 2거래일간 7% 급등했고 루블화도 달러 대비 강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투자자들도 몰리고 있다. 투자자의 귀재 짐 로저스 로저스 홀딩스 회장은 트럼프는 러시아를 좋아하고 러시아도 트럼프를 좋아한다면서 트럼프 시대를 맞아 러시아에 투자하겠다, 이렇게 밝히고 있다.

홍인표 고려대학교 연구교수 by 매일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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