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트럼프 후보가 주장하는 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란?
A. 원래 미국은 전통적으로 자유무역 기조가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치러진 선거는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두 후보 모두 자유무역주의에서 후퇴할 것을 예고하고있는데, 특히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전통적인 자유무역주의 대신에 극단적인 보호무역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니까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철수를 비롯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자유무역협정(FTA)와 같은 기존 무역 협정을 재협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멕시코와 중국산 수입 제품에 대해서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 제조업을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한미 FTA를 실패한 협정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걸 맺어서 미국의 일자리가 많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Q. 두 후보의 경제정책에 차이가 있는 만큼 누가 되느냐에 따라 성장률, 고용, 금리, 물가는 다른 경로를 걸을 것으로 예측되는데, 두 후보 당선 시나리오별 경제정책 향방은?
A. 힐러리 클린턴은 무역 등 일부 분야를 빼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 현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의 경제정책은 뿌리째 흔들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먼저 트럼프가 당선되면 세계경제에 몰아칠 가장 큰 위험은 불확실성인데, 고용 창출이나 경기 부양에 정교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트럼프 당선시 미국 S&P 500 지수가 하루 만에 11~13% 폭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불확실성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있다. 중장기적으로도 트럼프 공약은 세계경제 심장인 미국의 성장세를 낮추는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 반면에 클린턴이 당선되면 점진적인 성장과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클린턴 행정부가 오바마 대통령 정책을 승계하면 자유무역 기조는 약간 후퇴하겠지만 전반적으로 미국 및 세계 경제 상황은 예측 가능한 쪽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일단 미국 경제도 점진적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이 당선되면 S&P 500 지수는 3%(바클레이즈)~5%(씨티그룹)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Q. 미국 내부에서도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법인세 및 극단적인 이민자차단정책 등 국제적인 관계에서도 타격이 있나?
A, 과감한 변화를 불러올 트럼프 경제공약의 핵심은 세율을 내린다. 그리고 정부지출을 늘려 강력한 경기부양을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을 어떻게 유지할 지 대안이 없다. 그의 보수적 이민정책 탓에, 노동력 부족에 따른 공급능력 저하가 예상된다는 분석도 있다. 국제사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클린턴의 외교정책은 한마디로 국제주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미국의 경제적, 안보적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에 대해서는 지역을 불문하고 개입한다는 것이다.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확장한다. 세계질서의 수호자로서 미국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을 다시 위대한 국가로 만들겠다고 말하는 트럼프 외교정책은 한마디로 신고립주의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현행 동맹의 틀을 근본적으로 재편했다. 대외개입을 최소화하고 국내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냉전의 유물로 규정하고 한국, 일본과 맺고 있는 상호방위조약도 다시 조정하겠다는 건데 우리나라나 일본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을 100%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은 트럼프가 클린턴보다 더 공격적이다. 중국이 값싼 노동력으로 미국의 일자리를 뺏어가고 있다고 트럼프는 보고 있다. 그래서 위안화 환율조작 정책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고,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사이버 공격에 적극 상대하겠다는 입장이다.
Q. 어떤 후보가 당선되던 미국 내 공정무역에 관한 요구가 거세질텐데, 전반적인 한국경제 영향은?
A. 우리 정부는 미국 대선이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어제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을 소집해 금융시장점검회의를 열었다. 누가 승자가 되든 보호무역 기조를 훨씬 강화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누가 되더라도 미국 국내산업 시장보호와 함께 우리나라에게는 시장을 열라는 이런 요구가 거세질 것이다. 문제는 미국이 보호무역으로 돌아서면, 결국 세계 무역량 감소로 이어지는데, 그렇게 되면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성장동력은 더 약해질 전망이다. 만에 하나 트럼프 말대로 모든 FTA가 재협상에 들어가 한미 FTA의 효력이 정지되면 내년부터 5년 동안 우리나라의 수출은 269억달러 줄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렇게 전망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누가 새로운 대통령이 되더라도 한국경제에는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나마 클린턴 후보가 당선되는게 상대적으로 우리에게는 좀 더 유리하다. 이렇게 전망할 수 있다.
홍인표 고려대학교 연구교수 by 매일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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