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한진해운이 재무구조 개선에 실마리를 찾으면서 그동안 미뤄왔던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오너 일가가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지주사를 전환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해 난항이 예상됩니다.
김유경 기자입니다.


【 기자 】
한진이 지주사 체제 전환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지주사 전환은 한진해운 등 계열사 재무구조 개선 문제로 뒷전으로 밀렸으나, 최근 에쓰오일 지분 매각으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잡혔습니다.

한진은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인 한진칼을 지주사로 세워 모든 계열사를 거느리는 형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관건은 조양호 회장이 한진칼 지분을 얼마나 적은 비용으로 많이 늘릴 수 있냐입니다.

현재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율은 6.76%로, 공정거래법 상 지회사 지분율 기준 20%에 한참 못 미칩니다.

이에 조 회장이 27.21%의 지분을 들고 있는 정석기업을 한진칼에 흡수시켜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을 높이는 방안이 유력합니다.

정석기업은 한진그룹의 부동산 자산을 대량으로 보유한 비상장사로 지주사 전환의 열쇠로 꼽힙니다.

문제는 합병 방식입니다.

한진칼이 반대매수청구권 행사 제한 등 경영권을 방어하면서 정석기업을 흡수하려면 소규모합병 형태를 취해야 합니다.

소규모합병을 하려면 인수기업이 피인수기업보다 시가총액이 10배 이상 돼야 합니다.

그런데 한진칼이 시가총액은 약 7500억원으로, 정석기업의 자산규모 3500억원의 2배에 불과합니다.

한진칼의 주가를 띄우던가, 정석기업의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데, 양쪽 모두 난항이 예상됩니다.

대한항공 등 자회사와의 주식교환 방식도 지주사 전환 시나리오로 거론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유는 모기업과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이 떨어지고, 지분 추가 매입에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

한진칼대한항공이 지분을 맞바꾸면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한진해운 등은 한진칼의 손자회사가 됩니다.

이 경우 지분법상 한진칼한진해운의 아래에 묶인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소유해야 합니다. 따라서 수천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해 실익이 없다는 평가입니다.

한진이 재무구조 개선에 실마리는 찾았지만 지주사 전환까지는 아직 산 넘어 산이라는 평가입니다.

매일경제TV M머니 김유경입니다. [김유경 기자 / neo3@mk.co.kr]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