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에 논의할 여건 벗어나…약속 따질 때 아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논의와 관련해 "이제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3일 서울 용산의 한 식당에서 가진 오찬 기자 간담회에서 두 은행의 통합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같이 밝히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지금 당장 통합한다는 것은 아니고, 통합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란 의미"라며 "혼자 결정할 사안이 아니며 두 은행의 행장·이사회와의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2012년 2월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외환은행 노조에 5년간의 독립경영을 보장한 바 있다.

김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이런 합의를 깰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돼 반발이 예상된다.

김 회장은 개별 테이블을 돌며 질의응답을 하면서는 "5년 뒤에 논의할 사항이 아니며 현재의 환경은 약속이 중요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지난 2011년에 비해 54·22% 각각 하락했고, 올해 상반기 '구조적 이익(이자이익+수수료이익-판매관리비)'은 2011년 동기 대비 31·40% 씩 하락했다.

그는 "HSBC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일본의 미즈호금융그룹이 3개 은행 체제에서 원뱅크로 체제로 바꿨다"고 지적했다.

이에 판관비 감축 방안 등과 관련한 질문에는 "판관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재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이익을 늘리는 쪽으로 접근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인도네시아 하나·외환은행의 통합법인(PT Bank KEB Hana)이 통합 이후 성과를 내는 점을 예로 들며 "역시 금융은 통합해야 코스트(비용)도 줄고 시너지가 나서 좋다"고 강조했다.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통합과 관련해 이날 동석한 이우공 하나금융 전략·재무 담당 부사장은 "예비 인가는 받았고, 곧 본인가까지 받아 분사되면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통합작업을 해야 한다"며 "올해 말까지 가능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 neo3@mk.co.kr]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