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본차이나'라는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도자기 식기 전문기업 행남자기가 경영권 매각설에 휩싸였습니다.
최대주주가 지분매각에 나서며 우려가 증폭된 건데요,
불명확한 목적을 내세우며 유상증자까지 발표해, 경영권 매각설이 계속 퍼지고 있습니다.
최은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창립 72년째를 맞은 국내 대표 토종기업 행남자기.
'본차이나'로 유명세를 얻으며, 국내 도자기 시장의 25%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실적부진과 함께 대주주 지분매각, 불명확한 신사업 추진 등 비정상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행남자기는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영업적자를 나타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보유 부동산 등을 매각해 간신히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매출 126억 원으로 전년대비 22% 이상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다시 적자로 전환됐습니다.
외산 도자기가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국내 도자기 제품의 입지가 좁아진데다 저가 제품 공세도 더욱 강해지면서 실적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행남자기가 최근 M&A 매물로 나왔다는 이야기까지 돌았습니다.
실적부진이 극심해지면서 오너일가가 경영권을 매각하려 한다는 겁니다.
지난 16일 김용주 행남자기 회장의 모친인 김재임씨는 공시를 통해 보유 지분 10.52%를 장외시장에서 매각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13일에는 김 회장의 동생 김태성 사장도 보유지분의 절반 가량인 5.96%을 처분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에따라 최대주주 지분율은 58.68%에서 38.0%로 크게 줄어든 상황.
이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와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행남자기가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행남자기 측은 경영권 매각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대주주의 지분 매도는 자금 조달과 신규사업 검토 차원이었다는 해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신규사업을 추진할 것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아, 의혹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열흘 뒤인 지난 24일, 행남자기는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주)미리미와 김정선씨 등을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주주들은 유상증자 대상인 (주)미리미 대표가 과거 회삿돈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았던데다 대표로 재직하던 상장사가 상장폐지 됐던 전력을 문제삼으며 미심쩍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지속적인 실적부진, 경영권 매각설, 불명확한 신사업 추진 그리고 갑작스러운 유상증자 발표까지.
일련의 일들이 일어나는 동안 3,000원 선에 머물던 행남자기의 주가는 불과 한달사이 8,300원대까지 치솟았습니다.
▶ 인터뷰(☎) :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 "유상증자를 받아서 성장여력이 있을 때 성장을 키워서 다시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문제잖아요. 하지만 회사의 재무적인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어닝이 계속 적자가 연속해서 나온다던가 이런 부분들, 과도하게 사업목적을 많이 변경한다던가 하는 기업들은 회사 내부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비정상적인 행남자기의 행보에 금융투자업계 뿐 아니라 일주 주주들의 미심쩍다는 시선은 좀체 거둬지지 않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M머니 최은진입니다. [choi.ej@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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