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한솔그룹이 지난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주사 전환을 추진했지만 주주들의 반대로 실패했는데요,
이후 계열사들의 실적부진이 잇따르고 대주주의 지분이 낮아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대규모 과징금까지 맞으며 그룹 이미지와 신뢰도까지 흔들리고 있습니다.
최은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제지로 시작해 건설, 화학, IT 등으로 외연을 넓힌 한솔그룹.
한 때 재계순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성장일로를 걷는 듯 했지만, 차입경영에 따른 유동성 위기와 구조조정 등으로 현재 40위권으로 내려 앉았습니다.
이렇게 50여년간 성장과 쇠락을 겪었던 한솔그룹이 최근 또 다시 어려움에 빠졌습니다.
순환출자 구조에 따른 연쇄적 실적부진 때문.
한솔그룹은 '
한솔로지스틱스→
한솔제지→
한솔테크닉스→한솔라이팅→한솔EME→
한솔로지스틱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해
한솔로지스틱스가 적자를 내면서
한솔로지스틱스 지분 13.87%를 보유한 최대주주 한솔EME도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한솔EME 적자로 한솔라이팅,
한솔테크닉스,
한솔제지 등도 연이어 손실을 보게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습니다.
한솔그룹은 이미 지난해 선제적으로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순환출자를 끊어 내고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히며 실패했습니다.
한솔그룹은 추후 지주사 체제 전환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그 시기는 불명확합니다.
실적 이외에도 대주주의 낮은 지분율도 불안 요인.
한솔그룹의 준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한솔제지의 오너일가 지분율은 7% 수준, 계열사 지분까지 합쳐도 17.8%에 불과합니다.
당초 한솔그룹은 지주사로 전환하며 지분 맞교환 등을 통해 오너일가 지분을 늘릴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에 실패하며 이 마저도 무산된 겁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솔제지의 순자산가치가 장부가액을 상회하면 지배구조의 취약성으로 M&A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연쇄적 실적악화와 대주주의 낮은 지분율로 고민에 빠진 한솔그룹을 더 힘들게 만들고 있는 것은 대규모 과징금.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한솔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한솔제지에 담합을 했다며 35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그리고 5개월여 만에 한솔EME 또한 담합 사실이 적발돼 과징금 10억 원을 부과받았습니다.
올바른 미래상을 구현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내걸었지만 과징금으로 이미지가 실추된 한솔그룹.
그룹 체제 변화와 경영 안정성, 그리고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해 어떤 카드를 내놓을 지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M머니 최은진입니다. [choi.ej@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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