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법'이 미 상원 의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키려는 첫 시도여서,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 중대한 전환점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스튜디오에 나와있는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고진경 기자, 어서오세요.
【 기자 】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전 세계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려있었는데, 결국 법안이 상원 통과에 성공했네요?
【 기자 】
네, 현지시간 17일 미 상원은 찬성 68표, 반대 30표로 지니어스법을 통과시켰습니다.
공화당 소속 빌 해거티 의원과 커스틴 질리브랜드 의원이 법안을 공동 발의한지 4개월 만인데요.
이번 상원 통과로 지니어스법은 하원 심의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절차만 남겨두게 됐습니다.
해당 법안은 미국 최초의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자격 취득, 준비금 확보 등의 규정을 담았습니다.
규제 법안이지만 시장은 스테이블코인을 정당한 금융 수단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달러나 금 같은 특정 가산에 가치를 일대일로 고정한 가상화폐인데요.
국경 간에 달러를 빠르고 저렴하게 이동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으면서 제도화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 앵커멘트 】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에 편입되면 시장 규모도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미 여러 글로벌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죠?
【 기자 】
네, 전문가들은 이번 지니어스법이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산업을 제도권에 편입시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현재 2천600억 달러, 한화로 약 357조 원 규모인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인데요.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10년 내로 3조7천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며 "지니어스법이 통과되면 전망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진출하는 기업들도 빠르게 늘고 있는데요.
애플과 구글, X, 에어비앤비 등 여러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검토하고 있고요.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도이치뱅크 등 각국 은행들도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 중입니다.
【 앵커멘트 】
주식시장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지니어스법이 미 상원을 통과했다는 소식에 관련주가 불을 뿜었죠?
【 기자 】
네,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체인 서클 주가는 현지시간 18일 34.25% 급등한 199.59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5일 뉴욕증시에 상장한 이후 무려 542%나 폭등한 건데요.
파야르 시르자드 서클 최고정책책임자는 "투자자 신뢰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법안 통과를 환영했습니다.
서클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테이블코인인 USDC 발행사인데요.
이를 공동 개발한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도 16% 넘게 오르며 295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스테이블코인 관련주 랠리가 이어지자 다른 가상화폐 관련 기업들의 IPO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JP모건은 가상화폐 거래소인 크라켄과 불리시, 가상화폐 XRP 발행사인 리플 등을 올 하반기 IPO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로 꼽았는데요.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비공개 IPO를 신청한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나이도 상장 후보군으로 꼽힙니다.
【 앵커멘트 】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이 정점에 달한 모습인데요.
국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요.
【 기자 】
미국의 지니어스법처럼 국내에도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법안이 여럿 발의돼 있습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자기자본 요건을 갖추게 하고 디지털자산위원회를 설치하는 건데요.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담보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이기도 한데요.
국내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 논의에 탄력이 붙은 건 통화 주권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미국 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제도화되면 달러 수요가 급증하게 되고, 이는 원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는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외환시장과 통화 주권에 미칠 파급력이 상당한 만큼 법제화에 서둘러야 한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황석진 /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금융 주권이라든가 통화 안정성 이런 부분이 나중에 위협받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우리나라 차원에서도 원화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을 빨리 발행해서 실질적으로 달러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하고 같이 시장에서 유통이 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게 가장 시급한 것이죠."
【 앵커멘트 】
스테이블코인 주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각국의 신경전이 더 거세질 것 같은데요.
그동안 신중론을 펴왔던 한국은행도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내놨죠?
【 기자 】
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어제(18일) 기자간담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발행 주체를 두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펴 오던 이 총재가 사실상 찬성 의견을 밝힌 겁니다.
▶ 인터뷰 :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한국은행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하고 그것의 발행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지금 기재부와 금융위, 담당 부처가 아직 자리를 못 잡은 상황이기 때문에 자리가 잡히는 대로 각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관한 정책을 가다듬을 생각입니다."
다만 이 총재는 "시중은행이 아닌 비은행 기관이 발행할 경우 통화정책의 실
효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원화와 달러 스테이블코인 간 교환이 쉽게 돼 달러 수요가 늘어나면 외환 관리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도 우려했습니다.
비은행권 대신 관리가 용이한 시중 은행권부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한 후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본 건데요.
반면 업계는 민간 영역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참가해야 생태계가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 앵커멘트 】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에 대한 입장 차가 작지 않네요.
법제화를 앞두고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고진경 기자와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 고진경 기자 / jkko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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