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삼성전자가 오늘(8일)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죠.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4조 원대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는데요.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1일 상호관세 발효를 경고하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14개국에 관세 서한까지 발송하면서 수출기업들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삼성전자 실적 부진의 배경, 그리고 통상 리스크가 기업에 미칠 파장에 대해 이나연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기자 】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먼저
삼성전자 실적부터 짚어보죠.
시장에서는 그래도 6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대했는데, 발표된 수치는 4조6천억 원입니다.
무엇이 실적을 이 정도까지 끌어내렸다고 보십니까?
【 기자 】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 사업, 특히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부진입니다.
이번 분기에는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이라는 일회성 손실 요인이 반영됐는데요,
메모리와 비메모리 모두 수 천억 원 규모의 충당금이 실적에 영향을 줬습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환차익 효과도 줄었고, 모바일과 가전 부문도 계절적 비수기와 관세 부담으로 이익이 감소한 걸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특히, 반도체에서 고부가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 HBM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이번 실적엔 왜 기여도가 낮았던 걸까요?
【 기자 】
HBM은 기술적으로는 성공했고, 시장 수요도 높은 상황입니다.
이번 분기에는 고객사 테스트와 초기 출하 단계에 머물렀기 때문에 아직 매출 기여가 미미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엔비디아향은 이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HBM이 주도하고 있고, AMD의 경우, 후발주자라서 단기간으로 봤을 때 HBM의 큰 성장은 지켜봐야하는 상황입니다.
비메모리 쪽도 파운드리 가동률 저하, AI칩 대중 수출 제재로 부담이 있었고요.
결국 신성장 제품의 본격적인 실적 반영은 3분기 이후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멘트 】
앞서 어제
LG전자가 2분기 실적을 내놨는데, 역시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어떤 공통 요인이 작용한 걸까요?
【 기자 】
두 기업 모두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소비 위축과 글로벌 불확실성, 특히 미국 통상정책 변화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재고 충당금과 HBM 실적 미반영 등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꺾였고요.
LG전자는 생활가전·MS사업본부에서 수요 둔화와 관세, 물류비 부담이 동시에 작용했습니다.
두 기업 모두 환율 하락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고, 트럼프의 관세 시그널이 실제로 매출과 이익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여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의 무역 관계가 상호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며 다음 달 1일부터 모든 한국산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간략하게 내용 정리해주시죠.
【 기자 】
이번 관세 서한 발표에서 핵심 국가는 미국에 물건을 많이 수출하고, 반도체처럼 전략적인 품목의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지정학적으로도 미국에 의미가 있는 나라들입니다.
대표적으로 한국, 일본, 말레이시아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중에서도 우리나라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분야에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죠.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에 협조해왔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은 우리나라가 중국과 가까워지지 않도록 압박하면서 방위비 분담금과 국방비 지출을 더 늘리라는 요구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는 미국에 약 1천315억 달러어치를 수출했고,그중 약 473억 달러어치가 이번 상호관세 대상 품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래 지난 4월 9일부터 이 품목들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지만, 90일 유예를 한 뒤 지금까지는 기본 관세 10%만 적용해왔습니다.
우리 정부는 유예 기간 내에 협상 타결은 어렵다고 보고, 관세 적용 시기를 더 미뤄달라고 요청해왔는데요.
이번에 트럼프가 보낸 서한을 보면 관세율은 그대로 25%로 유지되지만, 실제 부과 시점은 8월 1일로 연기된 것입니다.
【 앵커멘트 】
앞으로 한미간에 새로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로 8월 1일이 되면 원래대로 25%를 부과될 전망인데요.
삼성과 같은 글로벌 수출기업엔 어떤 영향을미칠까요?
【 기자 】
결국 우리나라처럼 미국과 중국 모두에 의존하는 수출 국가는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관세는 단순히 수출단가에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 전체 원가 구조와 공급망 전략을 흔듭니다.
특히, 삼성과 LG처럼 미국 시장 비중이 높은 기업은 관세를 제품가에 전가하기도 어렵고, 수익성이 직접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가전, 디스플레이, 부품 수출 기업은 물류비와 통관비, 마케팅비까지 더해져 복합적인 부담 구조로 작용하게 됩니다.
【 앵커멘트 】
이런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하반기 전략에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실제 실적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투자자 입장에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궁금합니다.
【 기자 】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메모리 경쟁력 회복과 파운드리·시스템LSI 적자 폭 축소에 주력할 방침입니다.
또
LG전자는 하반기 B2B 영역과 구독모델 등 '질적 성장' 영역에 더욱 집중하며 사업 펀더멘털을 견고히 유지하는 데 주력할 예정입니다.
지금은 단기적으로 실적 실망감과 통상 불확실성이 겹친 고비입니다.
특히, 8월 1일 전후로 트럼프 관세 이슈가 다시 부각되면 외국인 수급이나코스피 전반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반도체 업황 회복 등
구조적 기회도 함께 존재합니다.
AI반도체용 HBM 수요 증가와 하반기 스마트폰 신제품 수요를 감안할 때 반도체 업종 실적 모멘텀은 지속적으로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이에 따라 지금은 공격적 투자보다 분할 매수, 업종 다변화, 수출 비중 리스크 분산 전략이 더 현명해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삼성전자의 어닝쇼크는 단순히 기업 실적을 넘어 우리 산업이 맞닥뜨린 리스크를 함께 보여주는 지표가 됐습니다.
실적 회복의 시작일지, 복합 리스크의 신호탄일지, 투자자 입장에서는 냉정한 균형 감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금까지 잘 들었습니다.
이나연 기자, 수고했습니다.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