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은 게임이 아직도 PC방 1위…넥슨 “게임 산업 전부 정체 빠졌다”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NDC 25서 기조강연
PC·모바일·패키지 게임 모두 위기...비용도 증가
“글로벌 강자들과 경쟁할 ‘빅 게임’ 만들어야”
“기존의 마케팅 방식이나 개발 조직도 혁신 필요”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겸 넥슨코리아 부사장이 24일 개막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 25’ 기조 연설에서 ‘우리가 빅 게임을 만드는 이유’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정호준 기자]

“게임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자 정체에 빠져 있다.

글로벌 강자들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작품으로 과감히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겸 넥슨코리아 부사장은 24일 개막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 25’에서 기조 연설을 하며 이같은 방향성을 제시했다.


지난해 매출 4조원 고지를 넘으며 한국 게임 산업을 이끌고 있는 넥슨이 제시한 미래는 장밋빛이 아닌 위기론이었다.


박 대표는 “PC, 모바일, 패키지 게임 시장 모두 정체에 빠져있거나 위기”라며 “한국의 PC방 게임 순위를 봐도 출시된 지 10년 이상인 게임이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라고 고착화된 게임 산업의 현 상황을 진단했다.


또한 모바일 게임에서도 매년 앱 마켓 순위에 신규 진입하는 게임 수가 줄고 있고, 패키지 게임의 경우 개발 비용 자체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비용은 커지는데 신작의 성공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겸 넥슨코리아 부사장이 24일 개막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 25’ 기조 연설에서 ‘우리가 빅 게임을 만드는 이유’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정호준 기자]

박 대표는 “시장이 포화됐다보니 이제는 게임사들이 서로의 시장을 넘보고 있다.

우리 또한 과감히 다른 시장으로 치고 나가는 공격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넥슨과 같이 덩치 큰 게임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규모 있는 ‘빅 게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봐야한다고 박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빅 게임은 단순히 ‘대작’과는 다른 의미”라며 “글로벌 시장의 기존 강자들과 경쟁해 이길 수 있는 작품, 기존에 만들던 게임을 초월하는 작품이 바로 빅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게임 개발에 집중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의 한국 게임사가 유지하던 마케팅 방식을 글로벌에 맞게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개발 조직도 해외 개발사처럼 10~20명 단위의 소규모 조직으로 콘텐츠를 개발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넥슨 또한 자사의 게임 개발 전략을 ‘빅 앤 리틀’로 정의하고, 박 대표가 이끄는 빅게임본부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콘솔 작품과 같은 대형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넥슨의 프랜차이즈 IP(지식재산권)인 ‘던전앤파이터’나 ‘메이플스토리’ 같은 작품 외에도 콘솔에 도전한 ‘퍼스트 디센던트’ 같은 게임에 넥슨이 힘을 싣는 배경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중국의 ‘검은 신화: 오공’처럼 중국이나 동유럽은 이미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고, 한국은 늦게 출발한 셈”이라면서 “기회의 문이 열려 있는 것은 몇 년밖에 없다.

익숙하고 안전한 바다를 벗어나 거친 대양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가 24일 개막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 25’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정호준 기자]

기조연설에 앞서 NDC 25의 포문을 연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 또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함께 소수의 대형 IP 중심의 시장 재편, 산업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라고 현 상황을 진단하며 “이럴 때일수록 ‘재미’라는 게임의 기본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개막한 NDC 25는 넥슨이 개최하는 국내 최대의 게임 개발자 행사로 꼽힌다.

올해는 특히 6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막했으며, 3일간 넥슨 판교 사옥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등에서 49개의 세션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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