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 2024년식, 신차보다 비싸
2022년식 시세도 4개월째 상승중
신차출고기간, 중고차가치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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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기아 쏘렌토와 현대차 캐스퍼 [사진출처=기아, 현대차/ 편집=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
“돈 없어도 창피해서 사지 않겠다”며 무시를 당했던 경차가 중고차 시장에서 인생역전 뺨치는 ‘차생역전’을 실현했다.
중고차 값이 신차 값보다 비싸가 나오는 ‘가격 반란’을 일으키고 있어서다.
매경 디지털뉴스룸이 이달 2~12일 국내 최대 자동차 거래 플랫폼인 엔카닷컴을 통해
현대차 캐스퍼 매물을 분석해본 결과, 2024년에 출고된 캐스퍼가 신차보다 비싼 값에 매물로 계속 올라왔다.
지난 2일에는 캐스퍼 터보 인스퍼레이션 2024년 11월식(주행거리 1610km)이 신차 가격인 2120만원보다 60만원 비싼 2180만원에 등록됐다.
12일에는 캐스퍼 터보 디 에센셜 2024년 12월식(주행거리 2469km)이 2200만원에 매물로 올라왔다.
신차 가격인 2035만원보다 165만원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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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보다 비싸게 나온 중고 캐스퍼 [사진출처=엔카닷컴] |
중고차 시세도 올랐다.
엔카닷컴이 최근 산정한 2022년식 기준 6월 중고차 시세에 따르면 캐스퍼 인스퍼레이션은 전월보다 2.11% 오르며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국산차 시세가 전월보다 평균 0.28% 하락했고, 인기 차종인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HEV)와
현대차 그랜저 HEV 시세가 각각 0.93%와 1.76% 떨어진 상황을 감안하면 캐스퍼 가치가 크게 상승한 셈이다.
또 캐스퍼보다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높은 경차인
기아 레이와 쉐보레 스파크도 1% 미만의 소폭이지만 시세가 떨어졌다.
기아 더뉴 레이 시그니처는 0.75%, 쉐보레 더뉴 스파크 프리미어는 0.79% 각각 전월보다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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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폭이지만 시세가 하락한 기아 모닝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중고차의 속성을 무시하고 캐스퍼 2024년식 가치가 높게 형성된 이유는 신차 출고 대기기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캐스퍼와 캐스퍼 전기차는 계약 후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차를 빨리 사기 원하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신차급 중고차의 가치가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캐스퍼와 캐스퍼 일렉트릭은 수출 물량이 많고 국내 배정 물량은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급은 줄었는데 1년 기다려도 사겠다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중고차 가치가 높게 형성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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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 하이브리드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
중고차가 신차보다 비싸게 판매되는 가격 반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20~22일에도
기아 쏘렌토 HEV 1.6 2WD 시그니처 2025년 1월식이 신차보다 1477만원 비싼 6450만원에 등록됐다.
기아 카니발 HEV 9인승 그래비티 2025년 5월식은 신차보다 1340만원 높은 가격인 6699만원에 매물로 올라왔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HEV 2.5T 4WD 7인승 캘리그래피 2025년 5월식 가격은 8170만원으로 신차보다 1118만원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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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가 신차보다 비싸게 판매되는 현대차 팰리세이드 [사진출처=현대차] |
이들 차종은 공통점이 있다.
주행거리가 100km 이내이고 비닐도 뜯지 않은 ‘완전 신차급’ 중고차다.
또 러시아를 포함한 구소련 독립국가연합(CIS)에서 인기가 높다.
업계는 러시아에서
현대차·
기아의 중고 SUV·미니밴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이들 차종의 씨가 말라 가격 반란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지니 서로 사려고 아
우성을 쳤고, 그 결과 가치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캐스퍼 가치를 높인 현상인 출고대기 기간도 한몫했다.
엔카닷컴에 신차 가격보다 1000만원 이상 비싸게 나온 쏘렌토 HEV는 출고까지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카니발 HEV는 8~10개월, 팰리세이드 HEV는 8개월 가량 대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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