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마일리지 규모 3.7조 달해
오늘 통합안 공정위에 제출 예정
탑승 마일리지 ‘1대1’ 전환 유력
제휴 마일리지 비율이 변수 될 듯
외항사 통합 땐 제휴도 1대1 적용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양사 합쳐 약 3조7000억원에 달하는 미사용 마일리지 통합안을 마련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일각선 항공사 마일리지가 단순한 포인트를 넘어 고객 신뢰의 척도인만큼 소비자 불만이 발생하지 않도록 양사 마일리지 가치를 동등하게 인정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통합안을 1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대한항공이 지난해말 아시아나를 자회사로 편입한 후 6개월안에 통합안을 제출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심사를 맡는 공정위는 접수 직후 세부 내용을 공개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2022년 기업결합 승인 당시 공정위가 “양사 마일리지 제도를 2019년 말 기준보다 불리하게 변경할 수 없다”는 시정조치를 부과한 만큼, 소비자 권익 보호가 중요한 심사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통합안의 핵심 쟁점은 아시아나 마일리지가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전환될 때 적용되는 비율이다.
마일리지는 크게 항공기 탑승으로 적립한 ‘탑승 마일리지’와 제휴 신용카드나 호텔 이용 등으로 쌓이는 ‘제휴 마일리지’로 나뉜다.
먼저 탑승 마일리지는 항공사에 관계없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정한 도시 간 비행거리를 기준으로 실제 탑승시 적립된다.
이 때문에 가치를 그대로 인정받아 1대 1로 전환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반면 제휴 마일리지는 양사 간 포인트 가치 차이로 인해 통합시 1(
대한항공) 대 0.7~0.9(아시아나) 비율이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한항공 제휴 마일리지는 통상 카드 사용 1500원당 1마일, 아시아나는 1000원당 1마일이 적립돼 시장 가치가 약 1:0.7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다만 글로벌 외항사 합병시엔 탑승·제휴 마일리지에 관계없이 1:1 비율을 적용하는 사례가 많았다.
델타항공 관계자는 “지난 2008년 델타항공과 노스웨스트항공 합병 당시, 양사의 마일리지 프로그램인 델타항공 스카이마일즈(SkyMiles)와 노스웨스트항공 월드퍼크스(WorldPerks)는 탑승·제휴 마일리지의 종류 구분 없이 동일하게 1대 1로 이전됐다”고 밝혔다.
이와 유사하게 지난 2011년 유나이티드항공-콘티넨탈항공, 2004년 에어프랑스-KLM 등 대형 항공사 합병에서도 탑승 마일리지는 물론 제휴 마일리지 역시 1대 1로 전환됐다.
이 같은 일괄 통합정책에 당시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도 있었지만 그나마 소비자 혼란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대한항공이 소비자 반발로 마일리지 개편안을 한번 철회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변수다.
대한항공은 앞서 지난 2019년말 마일리지 개편안을 통해 장거리 노선의 마일리지 공제율을 높이려다 ‘개악’이라는 소비자 불만이 폭발하면서 이를 철회한 바 있다.
항공경영 전문가인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합병 이후 독점으로 인한 운임 상승과 같은 우려가 많은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양사 제휴 마일리지의 시장 가치는 다르더라도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고객관계관리) 차원에서 일괄 1대 1 전환처럼 대승적 결정을 내리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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