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00명 중 60명은 해커입니다”...보안업계 뒤흔든 이 남자, 대통령 표창까지

보안 스타트업 ‘스틸리언’ 이끄는 박찬암 대표

초등학생 시절부터 해킹 독학
국제대회 휩쓸고 26살에 창업

정보 탈취 블랙해커 막기 위해
직원 대부분을 개발자로 채용
日·인니에도 K보안 전파하며
설립 10년 연평균 30% 성장

박찬암 스틸리언 대표
박찬암 스틸리언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초등학생 시절 ‘해킹’을 처음 접했다.

사이버 세상에서는 못하는 게 없는 ‘해커’라는 직업이 멋있어 보여서 책을 펴놓고 독학을 했다.

중학교 때는 해킹 대회도 출전했고, 이런 특기를 살려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2학년 때 국제해킹대회 우승까지 거머쥔 박 대표는 한 컴퓨터 회사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나이 19세였다.

수년간 경력을 쌓은 후 26세였던 2015년 2월 보안회사 스틸리언을 창업했다.


박 대표는 10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혁신을 통해 사회 변화를 주도하는 창업자가 멋있어 보여서 특기인 해킹 기술을 살려 보안회사를 세우면 좋겠다는 생각에 창업에 뛰어들었다”고 회고했다.


스틸리언의 주요 사업 분야는 모바일 앱 보안 솔루션(앱수트), 모의해킹 및 보안 컨설팅, 사이버 해킹 훈련 시스템(사이버 드릴 시스템), 국가기관 및 연구소와의 보안기술 연구개발(R&D) 등이다.

특히 스틸리언이 자랑하는 핵심 솔루션 ‘앱수트’는 모바일 애앱 위·변조 방지와 악성코드 탐지·차단 측면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스틸리언이 다른 보안회사보다 눈에 띄는 것은 직원들 중 해커 출신이 많다는 것이다.

전체 직원 100명 중 60명 이상이 해킹 기술을 보유한 개발자다.

박 대표는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는 해커를 가장 잘 잡을 수 있는 건 해킹 기술을 올바른 방향으로 사용하는 ‘화이트 해커’”라며 “해커 관점에서 보안 취약점을 살피고, 공격자 관점에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업계에서는 이 같은 해킹 공격자 관점 솔루션을 ‘오펜시브 시큐리티(Offensive Security)’라고 부른다.


박찬암 스틸리언 대표
이 같은 기술력에 힘입어 스틸리언 고객 중에는 특히 보안이 생명인 시중은행이 많다.

이외에도 삼성전자, LG전자, 네이버, 카카오 같은 국내 대표 기업은 물론 외교부, 국방부, 대검찰청,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공공 부문도 스틸리언의 보안 컨설팅 솔루션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창업 당시 5명에 불과했던 직원 수는 현재 100명으로 늘었고, 인도네시아 법인과 일본 지사까지 운영하고 있다.

설립 이후 연 평균 30%씩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매출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박 대표 개인의 성과도 눈부시다.

2018년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에 뽑힌 것을 시작으로, 2020년 ‘존경받는 기업인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표창, 2021년 ‘행복한 중소기업경영대상’ 경제부총리상, 지난해 ‘정보보호 유공’ 대통령 표창을 잇달아 수상했다.

현재는 SK그룹 정보보호혁신특별위원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올해 회사 창립 10주년을 맞은 박 대표는 “더 나아가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기업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디지털 위협이 일상이 된 시대에 랜섬웨어와 산업 기밀 해킹은 기업과 국가 경제에, 보이스피싱은 민생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며 “디지털 환경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공격자 입장을 이해하는 사이버 보안회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경제를 이끄는 방위산업이나 조선업처럼 우리도 핵심 보안 기술을 우리 힘으로 개발해 대한민국 안보를 지키는 데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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