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티빙 상품서 CJ원 계정 연동 안 돼
CJ원 회원 3000만명...MZ세대 비중 70%
소비자 불만...데이터 공유 꺼린단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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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배달의민족 갈무리] |
배달의민족과 티빙의 협업으로 탄생한 멤버십 서비스가 일부 이용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배달의민족에서 구독 상품을 결제한 후 티빙 계정을 연동해야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데, CJ원(ONE)과 엑스(X) 로그인 방식을 제한해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경우 그동안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방식이라 서비스의 연결성과 연속성이 중요하다.
특히 티빙이 CJ 이앤엠(ENM)의 자회사라는 점에서 양사가 동맹 관계임에도 데이터 공유는 꺼려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매경닷컴 취재를 종합하면 배달의민족이 지난 2일 출시한 유료 구독 상품 ‘배민클럽+티빙’에 가입한 일부 구독자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새롭게 아이디를 만들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티빙은 자사 웹페이지·애플리케이션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티빙, 애플, 페이스북, CJ원, 엑스 등 아이디로 로그인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 상품을 통해 티빙을 이용할 경우 CJ원과 엑스로는 로그인할 수 없다.
이 상품은 배달의민족이 무제한 무료배달·알뜰배달을 제공하는 배민클럽(월 3990원)과 티빙의 광고형 스탠다드 구독권(월 5500원)을 결합한 것이다.
구독료는 월 7490원이다.
배민클럽과 티빙에 각기 가입할 경우 월 9490원을 내야 하는데 이 상품을 선택하면 2000원 저렴하다.
현재 판촉 행사까지 진행 중이라 실 결제 금액이 더 낮아지면서 가입자가 몰렸다.
배달의민족 고객센터는 로그인 채널의 경우 전적으로 티빙의 정책을 따르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CJ원 아이디 로그인을 제한하는 이유가 자사의 데이터를 보호하려는 정책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티빙은 CJ그룹의 계열사인 만큼 CJ원 아이디로 이용하는 사용자의 비중이 클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월 기준 CJ원 누적 회원 수는 3000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회원 가운데 배달 음식 주문과 OTT 시청에 능숙한 MZ세대(1980년부터 2010년 사이 출생)의 비중이 70%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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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원과 엑스 아이디로도 로그인할 수 있는 티빙 로그인 화면(왼쪽)과 배달의민족 구독 상품 연동 시 로그인 화면. [사진 = 독자 제공] |
티빙은 제휴 상품에 대한 내부 정보 제공 방침에 근거해 로그인 채널을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J원과 엑스를 제외한 다른 채널을 통해 회원가입하면 아이디 연동이 돼 서비스를 즉시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구독자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구독자 A씨는 “티빙이 배민이 아닌 다른 기업과 결합 상품을 출시할 수도 있을 텐데 그때마다 새 아이디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냐”며 “하나의 계정을 쭉 사용하는 이유가 기존 시청 내역과 콘텐츠 추천 때문인데, 개인화라는 편리함을 포기하라니 시대 역행”이라고 꼬집었다.
티빙 관계자는 “티빙은 소수의 의견일지라도 수렴해 고객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멤버십 가입 후 계정 연동이 다소 복잡할 수 있어 단순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배달의민족과 티빙의 제휴는 쿠팡과 쿠팡플레이, 네이버와 넷플릭스의 협업에 맞서기 위한 승부수로 꼽힌다.
국내 OTT시장 점유율 1위인 넷플릭스의 뒤를 이어 2위 자리를 놓고 티빙과 쿠팡플레이가 경쟁 중인 상황에서 티빙이 공격적인 구독자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OTT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넷플릭스가 1450만5305명, 티빙이 715만8800명, 쿠팡플레이가 715만1036명으로 집계됐다.
티빙이 쿠팡플레이를 약 7800명 차이로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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