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밥? 내 인생엔 없을 것”…日 톱가수, 26년간 쌀 안 먹은 이유

각트. 사진| 각트 공식 홈페이지
일본 톱가수 겸 배우 각트(GACKT·52)가 26년간 쌀을 먹지 않은 이유를 밝히면서도 ‘묵은 쌀’을 찬양했다.


각트는 2일 자신의 SNS에 “‘각트를 불러라’라고 말해주는 건 영광스럽지만, 국민을 대표하는 건 너무 부담스럽다”는 글을 올렸다.


이는 지난 달 29일 고이즈미 신지로 신임 농림수산상이 연 쌀 시식회 이후 각트의 이름이 소환됐기 때문이다.

당시 시식회는 2024년산 햅쌀과 1년 묵은 쌀, 비축미로 유통되는 2년 묵은쌀, 3년 묵은쌀 등 4종류의 쌀을 동일한 조건으로 밥을 지어 맛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고이즈미 장관은 “어느 것을 먹어도 맛있다”고 감상평을 남겼다.


이 시식회가 화제를 모으자 일본 누리꾼들 사이에서 “시식회에 각트를 부르라”는 요청이 쇄도했었다.

각트는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개그맨과 셰프가 각각 만든 볶음밥을 맛보고 맞추는 문제를 쌀 단 한 톨을 맛본 후 정확하게 맞췄던 전력이 있다.


하지만 각트는 “어디까지나 쌀에 대한 내 개인적인 생각을 전하고 싶다”며 “26살. 밴드에서 솔로로 전향하던 시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끊기로 결심했다.

그 이후로 밥그릇을 들고 식사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카레라이스도, 스시도 먹지 않았다”고 쌀을 끊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쌀의 맛을 잊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보다 쌀에 대한 갈망은 더 강하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고 물으면 반드시 ‘오래된 쌀을 지어서 식힌 밥’이라고 답한다”고 덧붙였다.


각트는 “쌀이 오래되면 ‘품질이 나빠진다’는 이미지가 있어 맛이 없다고 단정짓는 사람도 있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물론 보관 상태에 따라 냄새가 나는 것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정말 맛있는 묵은 쌀은 햅쌀에서는 느낄 수 없는 단맛과 식감이 있다”고 묵은쌀 찬양을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쌀을 숙성 시키면 내부에 수분이 줄어들면서 맛이 진해진다며 “생선이나 고기, 와인의 에이징과 비슷하다.

잘 재배된 쌀은 응축된 감칠맛이 넘쳐나고, 그 밥을 식히면 그 차이가 더 세밀해진다.

그 차가운 밥과 카레를 같이 먹으면 엄청나게 맛있다”고 덧붙였다.


각트는 또 “쌀은 그냥 당연히 먹는 게 아니라, 맛을 추구하며 여러가지 발견을 할 수 있다.

내 인생에 쌀을 먹는 일이 이제 없겠지만. 내 대신 쌀을 진심으로 즐겨줬으면 한다”고 애정 어린 당부를 곁들이기도 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쌀값 폭등으로 ‘쌀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대비 두 배 수준으로 오른 쌀값을 잡기 위해 정부는 수의계약 방식으로 비축미를 방출했다.


비축미가 대부분 묵은쌀인 탓에, 일본 정부는 ‘묵은쌀’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시식회를 열고, 방송사들은 ‘묵은쌀 맛있게 먹는 법’을 소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편, 각트는 지난 1995년 데뷔해 일본 국민가수, 일본 비주얼락의 대표 주자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다.

현재 배우로도 활약 중이다.

지난 2020년 열린 제43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날아라 사이타마’로 우수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해당 영화는 최다 부문은 12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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