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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학대한 남편을 살해한 중국인 여성에게 징역 11년 형이 선고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출처 = SCMP] |
자신을 학대한 남편을 고의로 살해했다는 혐의로 중국인 여성에게 징역 11년 형이 선고돼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북부 허베이성 출신의 차오라는 여성은 2015년 가족의 소개로 남편 류를 만났다.
이들은 2년간 교제 후 2017년 결혼해 아들을 낳았다.
차오의 아버지는 2021년 류의 성격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실제 류가 발 씻기를 거부하자 말다툼이 이어졌고 그러던 중 그는 차오를 때렸다.
이로 인해 차오는 고막이 터지면서 일시적으로 청력을 잃기도 했다.
차오의 아버지는 “류가 나중에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며 “차오는 아들의 삶을 방해할까봐 남편을 신고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오는 “지난 몇 년 동안 다투었고 그러는 과정에서 나를 가끔 때리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차오는 의류 매장에서 판매원으로 일했는데, 동료들은 류가 그를 감시하기 위해 나타났고, 때로는 근무 시간 중에 다투기도 했다고 했다.
경찰 기록에 따르면 차오는 작년 5월에 가정 폭력을 신고했지만 당국에서 신체적 폭행의 증거를 찾지 못해 사건이 종결시켰다.
그러던 중 지난해 5월 20일 류는 아내가 다른 남자와 저녁을 먹었다는 의심을 품고 질투심을 느낀 뒤 또 다시 다퉜다.
류는 차오를 칼로 위협하고 모욕했으며, 아파트 근처에서 그를 공격했다.
하지만 나중에 조사한 결과 그는 그날 여자 친구만 만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차오는 “나는 너무 무서워서 도망치고 싶었다”고 말했다.
류가 담배를 피우려고 잠시 차에서 내리자 차오는 운전을 시도했다.
그의 운전을 멈추기 위해 류는 차 위로 올라갔지만 차오는 계속 운전을 했고 결국 화단에 부딪혔다.
이 사고로 류는 장기가 파열돼 사망했고 차오는 골절과 내상을 입었다.
지난 3월 24일 법원은 차오에게 고의살인죄가 적용돼 징역 11년을 선고했다.
류가 차를 꽉 잡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차오는 계속 운전해 그에게 치명적인 부상을 입혔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차오와 그 가족은 살인 의도가 없었고 가정 폭력을 겪은 후 자기 방어와 긴급 탈출을 위해 행동했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차오는 아직 병원에 입원해 있으며, 그의 가족은 그의 부상에 대한 추가적인 법의학적 검사를 요청한 상태다.
차오의 어머니는 “제 딸은 공공장소에서 옷을 벗기고 구타당했다”며 “만약 도망치지 않았다면 죽었을 수도 있었다.
딸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류의 부모는 차오에게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아버지는 두 사람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차오가 류의 위생 상태와 낮은 수입을 비판했기 때문에 종종 싸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류의 어머니는 어떠한 학대도 부인하며, 차오가 “자신의 양심에 반하는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했다.
이 사건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져나갔고, 중국 본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게시된 관련 게시물에는 1억 건 이상의 반응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차오는 류가 차에 매달려 있는 것을 알면서도 차를 몰고 도망쳤다.
법적으로 보면 간접 고의 살인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사람은 그가 칼로 위협을 받은 후 자기방어를 위해 행동했다고 주장하며 그를 변호했다.
그러면서 “11년은 차오에게 너무 가혹한 시간”이라며 “이런 결과가 된다면 가정 폭력 피해자들이 어떻게 자신을 보호할 용기를 낼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한 네티즌은 “가정 폭력에 직면한 사람은 침착하게 증거를 수집하고, 적절한 시기에 경찰과 지원 단체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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