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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
지난해 생성형 인공지능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의 스타트업을 창업한 A씨는 법률 조언을 받기 위해 스타트업 전문 로펌을 찾았다.
초기 투자 계약부터 직원 스톡옵션 계약은 물론
개인정보 보호 규정 등 경영에 필요한 법률 이슈를 상담받기 위해서다.
A씨는 "과거에는 법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알음알음 알아가거나 해결했다면 최근에는 스타트업을 위한
전문 로펌을 찾아 시작 단계부터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스타트업도 많아지고 벤처캐피털리스트(VC) 생태계가 구축되면서 과거와 비교했을 때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 기술 창업을 한 B씨는 특허법인과 함께 특허 전략을 세우고 있다.
대학원에서 연구하던 과정에 창업한 B씨는 "기술창업인 만큼 특허 출원, 등록에 신경을 썼고 이 과정에서 스타트업 전문 특허법률사무소를 알게 됐다"며 "스타트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변리사들과 만나 일을 할 수 있어 창업 초기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한국 스타트업 시장이 커지면서 창업 기업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변호사, 변리사, 세무사 등이 늘고 있다.
과거에는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으로 주요 고객으로 삼던 전문가들이 이제는 스타트업을 주요 고객군으로 삼으며 시장을 넓혀가는 추세다.
기존의 로펌, 회계법인, 특허법인 등도 스타트업 전담 조직을 꾸려 초기 기업의 투자 유치, 특허 등록, 세무 처리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다.
법무법인 '세움'은 2012년부터 스타트업 전문 로펌의 길을 걸어왔다.
정호석 세움 대표변호사는 초기 기업인이 법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높은 비용 등으로 로펌을 찾지 못하는 것을 보고 스타트업 전문 로펌을 설립했다.
현재 세움은 특허법인과 세무 전문가로 구성된 세움택스는 물론,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올인원 서비스 '세움로켓'까지 더해져, 스타트업이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세움은 인수·합병(M&A) 거래 건수 기준에서 김앤장, 광장, 태평양에 이어 국내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호석 대표변호사는 "좋은 기술, 기업이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것처럼, 세움도 이들과 함께 성장하며 법률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스타트업의 성장과 함께 미국 등 더 큰 시장 진출 지원에 나서는 로펌도 있다.
2021년 설립된 법무법인 미션은 벤처투자와 크로스보더 스타트업 정책을 전문으로 하는 로펌이다.
미션은 벤처투자, M&A, 한국과 미국 크로스보더 법무는 물론 벤처투자 창업생태계 전반에 관한 정책 제안 등의 업무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미션은 2023년 국내 로펌 최초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오피스를 설립해 미국에 진출하는 스타트업들을 위한 법률 서비스 제공에도 나셨다.
김성훈 법무법인 미션 대표변호사는 "미션은 벤처투자와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해 설립된 로펌으로서 벤처투자와 M&A 법무뿐만 아니라 우리 창업생태계 전반에 필요한 정책, 제도, 연구에 적극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캠프와 같은 스타트업 육성 기관도 법률 자문 서비스를 적극 시행하고 있다.
디캠프에 따르면 스타트업은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계약서 초안 검토, 해외 법인 설립 때 필요한 법률 자문, 근로계약서 작성, 해고 상담 등 여러 분야에서 법률 자문을 구하고 있었다.
디캠프는 '비즈니스 데스크'를 통해 디캠프 입주 스타트업이 겪는 노무, 재무, 지식재산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중소·벤처 전문 M&A 센터를 운영하는 브릿지코드는 물론 법무법인
DLG 등이 참여하고 있다.
박상민 브릿지코드 대표는 "M&A 자문은 벤처기업 입장에서 접하기 어려운 만큼 이 부분에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조원희 법무법인
DLG 대표변호사는 "우리 경제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산업 혁신이 필요한데, 그 시작이 바로 스타트업"이라며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기업이 많아지도록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혁신적인 아이디어, 기술을 지식재산권(IP)으로 보호하게 되면 독점적 시장 지위를 가질 수 있다.
스타트업과 같은 초기 기업 입장에서 IP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국내 기술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특허법인도 이들의 IP를 보호하고 기업 설립 초기부터 기업공개(IPO)까지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컨설팅에 적극적이다.
인텝특허법률사무소의 경우 초기 기업 특허 전략부터 해외 진출 준비를 위한 해외 IP 전략,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IPO 전략 등의 컨설팅을 제공해 스타트업이 성장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IP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이나경 인텝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는 "스타트업은 예산과 인력이 제한되기 때문에 비용 효율적인 IP 전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특허법인은 스타트업의 기술 수준, 시장 진입 시기 등을 고려해 우선순위 기반의 출원 전략을 제시하고 나아가 해외 시장에서 IP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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