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정책 변화의 영향이 명확해질 때까지 통화정책 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파월 의장은 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통화정책 포럼 연설에서 "우리는 서두를 필요가 없으며 (정책 변화 영향이) 좀 더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을 만큼 (통화정책이) 잘 자리 잡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새 행정부는 무역, 이민, 재정정책, 규제 등 4개의 구분되는 영역에서 중요한 정책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경제 및 통화정책 방향에 중요한 것은 이런 정책 변화의 순효과(net effect)"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소비 둔화 가능성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서는 "최근 지표는 소비지출이 작년 하반기의 급속한 성장세에 견줘 완만해질(moderation) 가능성을 가리킨다"며 "가계 및 기업 설문조사 결과도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됐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1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 대비 0.2% 감소해 4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으며, 2월 소비자신뢰지수도 2021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습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이 같은 지표 전개가 향후 소비 및 투자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노동시장에 대해서는 "많은 지표는 노동시장이 견조하고 광범위하게 균형 잡혔음을 보여준다"며 "미국의 고용주들은 작년 9월 이후 월평균 19만1천 명의 일자리를 꾸준히 늘려왔다"고 평가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선 "우리는 다양한 기대 인플레이션 측정 지표에 면밀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최근 일부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가 상승한 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가계와 기업 설문 응답자들은 관세를 주요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1년 이후 시계로 확장해 보면 대부분의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는 안정적이며, 우리의 2% 물가 목표에 부합한 상태로 남아 있다"며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습니다.
시카고선물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2월 고용지표 발표와 파월 의장 연설 이후 5월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확률은 전날 48%에서 66%로 상승했습니다.
파월 의장의 이번 발언은 오는 18∼19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나온 것으로, 연준이 현재 시장의 불확실성을 주시하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 현연수 기자 / ephalo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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