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CEO. 연합뉴스 |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深度求索)의 성공이 학생 간 경쟁을 조성하는 중국의 교육 덕분이라고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가 주장했다.
31일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CEO인 파벨 두로프의 텔레그램 채널에 따르면 그는 최근 딥시크의 성공을 계기로 중국과 서구의 교육체계를 경쟁 측면에서 비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해 7월 12개국에서 정자를 기증해 100명이 넘는 아이들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된 것을 자랑하기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두로프는 “딥시크의 성공 이후 많은 사람이 중국이 AI 분야에서 미국을 빠르게 따라잡은 것을 놀라워하고 있지만, 중국 알고리즘 효율성의 발전은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학생들은 오랫동안 수학과 프로그래밍 분야 국제 올림피아드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여왔다”며 “수학과 과학 분야 인재를 배출하는 데 있어 중국의 중등교육 체계는 서구보다 우수하다”고 말했다.
옛 소련 태생인 그는 “중국 교육체계는 학생 간 치열한 경쟁을 조성하는데, 이는 매우 효율적인 소련 모델에서 차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반면, 서구의 학교 대다수는 경쟁을 억제하고 학생의 성적과 순위를 공개하는 것을 금지한다”며 “이러한 조치는 학생을 압박이나 조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되는 측면은 있지만, 최고의 학생에게 동기를 부여하지 못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두로프는 “승리와 패배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으로 패자를 제거하면 승자도 제거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다수 학생이 고등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려는 동기는 강력한 상대들과의 경쟁에서 1등을 차지하려는 경쟁적 게임으로 간주하는 데서 나온다”라며 “학생 성과에 대한 투명성을 제거하는 것은 야심 찬 10대들에게는 학교가 무의미하다고 느끼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영재가 학업보다 경쟁적인 게임을 더 흥미롭게 여기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적어도 비디오 게임에서는 순위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두로프는 모든 학생에게 성적과 무관하게 ‘너희는 챔피언이야’라고 말하는 것은 친절해 보일 수 있지만, 졸업 이후 이 환상은 빠르게 깨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선의의 학교 정책과 달리 스포츠나 사업, 과학, 기술 등의 부문에서 성적과 순위가 공개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딥시크의 우월성을 입증한 AI 벤치마크 역시 이런 공개적 순위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중등교육 체계에 급진적인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지배력 증대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두로프의 재산은 155억달러(약 20조6천억원)에 이른다.
2012년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사무실에서 고액권 지폐를 행인들에게 날리는 기행을 벌이기도 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