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TV 경영실적 적신호…“적자 기록 전망”
주요 기업들 광고 잇달아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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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나운서 출신 트랜스젠더 크리에이터가 과거 후지TV 고위 관계자에게 성상납 요구를 받은 적 있다고 밝혔다. [사진출처 = SNS] |
유명 연예인 ‘성 상납’ 의혹에 휘말린 일본 후지TV의 경영 실적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미지 손상을 우려한 주요 기업들이 후지TV에 광고를 잇달아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미우리 신문은 31일 그룹 지주사인 후지미디어홀딩스가 전날 후지TV 광고 중단 사태 등을 이유로 2024사업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실적 예상치를 새로 발표했다.
특히 순이익은 지난해 5월 제시한 전망치보다 66.2% 감소한 98억엔(925억원)으로 낮췄다.
후지미디어홀딩스의 순이익이 100억엔 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경기 침체로 TV 광고 시장이 크게 위축된 2009년도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요미우리신문은 “후지TV만 보면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지주사는 2024년도 매출도 종전 전망치보다 8.4% 낮춘 5482억엔으로 수정 제시했다.
기업들의 후지TV를 통한 광고 송출 중단은 후지TV가 아이돌 그룹 ‘스마프’(SMAP) 리더 출신이자 연예계 실력자인 나카이 마사히로(52)에게 성 상납을 했다는 의혹이 확산하면서 이달부터 본격화했다.
후지TV에 광고를 계속 할 경우 오히려 이미지가 악화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일본 정부도 이미 4건의 광고를 중단했거나 중단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일본 공영방송 NHK는 지난 21일 도요타자동차, 세븐&아이홀딩스, 기린홀딩스, JR동일본 등 최소 50개 기업이 후지TV 광고를 중단하거나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예인 성상납’ 파문은 지난달 일본 주간지 ‘주간문춘’이 후지TV 아나운서 등의 발언을 인용해 후지TV 편성부장이 나카이에 대한 성상납에 관여했다고 보도하며 불거졌다.
연예계 권력자인 나카이에 대한 후지TV의 성상납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매체는 후지TV 편성 담당 간부가 3년 전부터 자사 여성 아나운서들을 저녁 자리를 빙자해 호텔로 부른뒤 나카이에 성접대를 하도록 종용했다고 전했다.
한 피해 여성은 실제로 나카이와 원치 않는 관계를 맺은 사실을 회사에 보고했고, 나카이로부터 합의금 9000만 엔(약 8억3000만원)을 받았다고 폭로 하기도 했다.
나카이는 개인 사무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여성과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또 미나토 고이치 후지TV 사장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하고, 제3자 중심의 조사를 진행해 조속히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유명 아이돌 그룹 스마프 출신인 나카이는 은퇴한 후 MC로 활동하면서 일본 연예계에서 막강한 지위를 누려 왔다.
그러나 성상납 파문 이후 TBS는 나카이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폐지했고, 니혼TV도 인권 침해에 대한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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