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 제작 기술을 활용해
고기능 세라믹 제품 개발
웨이퍼 고정 장비 만들어
영업이익률 40% 올리며
회사 미래 성장동력으로
|
토토에서 생산하는 고기능 세라믹 제품 [토토] |
일본인뿐 아니라 전 세계의 위생을 책임진다는 화장실 전문 기업 토토가 반도체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고 있다.
변기 제조 기술을 응용한 고기능 세라믹이 반도체 핵심 장치로 활용되는 것이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토토에서 반도체 제조장비에 들어가는 ‘정전척(ESC)’을 생산하는 세라믹사업부의 영업이익이 2022년부터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라믹사업부의 매출은 지난해 4~9월의 6개월간 전년 동기 대비 28.9% 증가한 217억엔(약 205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8.4% 급증한 90억엔(850억원)에 달했다.
2024년도(2024년 4월~2025년 3월) 연간으로 영업이익은 200억엔이 예상된다.
닛케이는 “토토의 전체 영업이익률은 7% 정도인데 세라믹사업부는 40%를 넘어선다”며 “2026년도 영업이익 목표는 250억엔”이라고 설명했다.
토토의 주력 제품인 정전척은 반도체 공정에서 실리콘 웨이퍼 기판에 미세한 회로를 새기는 ‘포토’ 단계에서 웨이퍼를 고정하는 장비다.
재료에 흠집을 내지 않기 위해 물리적인 방법이 아닌 정전기를 이용한다.
웨이퍼 온도도 균일하게 제어해야 하므로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
토토의 위생 도기가 설치된 화장실 모습 [토토] |
토토가 해당 기술을 개발한 것은 1980년대다.
40여년간 기술력을 갈고닦아 왔지만 이익을 못 내다가 반도체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2020년대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기요타 노리아키 토토 사장은 닛케이에 “1917년 창립해 위생 도기를 개발했지만 생각보다 관련 시장이 빠르게 열리지 않았다”며 “당시 위생 도기 제조 기술로 그릇을 구워 팔면서 회사를 유지했는데 이러한 토토의 전통이 반도체 분야에서도 40여년을 기다릴 수 있게 한 동력”이라고 소개했다.
최근 반도체 성능을 높이기 위한 ‘적층’ 공정이 활발해지면서 토토의 정전척은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제조과정이 복잡해질수록 내구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요타 사장은 “산화알루미늄 등 혼합소재를 구워 굳히는 고기능 세라믹은 단단하지만 금이 잘 간다”며 “토토는 위생 도기를 만들 때 내구성이 좋은 재료 배합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반도체 분야에도 잘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토토가 설립 초기 위생 도기를 제작하는 모습 [토토] |
주문이 늘어나면서 토토는 지난 2020년에 약 118억엔을 투자해 오이타현에 생산라인을 늘렸다.
인원도 최근 4년 새 20%가 증가했다.
올해는 추가 신공장 건설도 예정하는 상황이다.
또 반도체 ‘전공정‘에 머무르지 않고 칩을 잘라내 제품으로 완성하는 ‘후공정’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여러 개의 칩을 하나로 패키지화하는 패키징 공정이 대상이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