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 포지션 잡아야 하나’ OPEC+ 감산 연장 예상 불구 월가는 유가 하락 전망

현지시간 5일 OPEC+ 산유량 회의
中수요 둔화 압박에 유가 떨어지자
‘내년 증산’대신 ‘감산 연장’택할 듯

이번 주 월가선 유가 비관론 부각
JP모건 “내년에는 전면적 하락”
BOA는 “WTI 평균 61달러” 전망

OPEC+ 을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수장들.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 왕세자(왼쪽)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웃는 모습. [사진 출처=사우디 왕세자 X 계정]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비회원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 국가들이 내년에도 감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에너지 시장에서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OPEC+가 5일(현지시간) 산유량 결정회의를 통해 내년부터 증산에 나설 것이라는 기존 계획을 없던 일로 하고 내년에도 감산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유가는 수요 측면에서 중국 경제 둔화 압박, 공급 측면에서는 미국 셰일 증산 예상이 커진 탓에 하방 압력이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4일 미국 대형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프란시스코 블렌치 글로벌 상품·파생상품 책임 연구원은 전날 열린 에너지 전망 회의를 통해 내년 브렌트유 가격은 1배럴 당 평균 65달러, 서부텍사스유(WTI)는 61달러로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도 3일 낸 ‘2025 전세계 상품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브렌트유 가격은 평균 73달러, WTI는 64달러로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브렌트유 가격은 평균 80달러이겠지만 내년에는 73달러, 내후년에는 61달러로 낙폭이 커질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WTI 는 내후년 57달러로 더 내려갈 것이라는 게 JP모건 측 전망이다.


JP모건 측은 “석유 시장에 대한 우리의 견해는 중립에서 전면적인 하락으로 바뀌었다”면서 “중국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전세계 원유 수요는 하루 평균 130만 배럴로 추정되지만 내년에는 110만 배럴로 줄어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전망은 OPEC+ 가 이달 1일 열기로 했던 산유량 결정회의를 5일로 나흘 연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블렌치 연구원은 원유 공급 측면과 관련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에너지 위기가 커진 2022년을 지나면서 현재는 공급이 빠르게 늘어나는 상태”라면서 “OPEC+는 시장 점유율을 잃고 싶지 않겠지만 내년에는 미국과 가이아나, 브라질,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지에서 원유 생산이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은 이미 세계 원유 생산량의 20% 를 생산 중이며, 내년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따라 트럼프가 강조해온 셰일 오일·가스 생산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OPEC+로서는 달갑지 않은 변화다.


이밖에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도 늘어난 상황에서 OPEC+ 역시 내부적으로는 유가 떠받치기보다 원유 증산을 통한 재정 수입 증가를 원하는 산유국들이 있어 이견을 설득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원유 수요 측면에 대해 블렌치 연구원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줄어들 것인 바 중국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경제가 둔화한 상황이라는 점, 전기차와 청정에너지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제 더 이상은 중국이 원유 수요 증가분의 절반을 책임지는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품시장에서는 유가 변동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WTI 1월물 시세가 전날보다 2.00% 떨어져 1배럴 당 68.54 달러, ICE 런던 선물 거래소에서 브렌트유 2월물은 1.78% 올라 72.31 달러에 마감했다.


불과 하루 전날 일제히 2% 대 반등한 것과 대비된다.


국제 유가는 OPEC+가 5일 열리는 회의를 통해 내년 1분기부터 증산하겠다는 애초 계획을 포기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감산을 이어갈 것이라는 소식이 3일 전해지면서 2% 반등했다.


다만 4일 들어서는 미국 석유협회(API)가 발표한 원유 재고가 최근 주간 123만2000배럴 증가해 이전 주간(206만 배럴 감소)에 비해 공급 여유가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선물시장에서 유가는 하루 만에 오름폭을 모두 반납했다.


당분간 유가 예측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일 오후 늦게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주간 원유 재고 발표를 통해 최근 주간 재고량이 507만3000배럴 감소해 이전 주간(184만4000배럴 감소)보다 더 줄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5일 OPEC+ 회의에서 감산 발표가 나오면 유가가 더 오를 소지도 있다.


시장에서는 OPEC+가 내년 3월까지 감산할 것으로 봤지만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내년 6월로 연장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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