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내년도 한국 산업계에서 철강·석유화학·2차전지를 신용 전망이 어두운 업종으로 꼽았다.


4일 서울 여의도에서 S&P와 나이스신용평가가 공동 개최한 언론 세미나에서 앤디 류 S&P 전무는 "2025년은 신용도 측면에서 한국 기업들에 험난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새로 출범할 미국 행정부의 정책적 불확실성과 중국의 과잉 공급 등으로 철강·석유화학·2차전지 산업이 신용도 하락 압력을 받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와 대중국 견제 정책이 한국 기업들에 불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루이 커쉬 S&P 전무는 "미국이 대중 무역 관세를 강화하면 많은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커지기보다는 안 좋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 대신 아시아 시장에서 경쟁하려고 나서면 한국 기업들도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P가 내놓은 국내 기업들의 신용도 전망도 최근 악화했다.


S&P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기업 비중은 지난해 말 5.3%였으나 최근에는 18.4%로 13.1%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안정적'이라고 평가한 기업의 비중은 지난해 92.1%에서 81.6%로 10%포인트 가까이 줄어들었다.


S&P는 한국 기업 전반의 신용도 우려를 지적하면서도 SK하이닉스를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또한 자동차 업종이 비교적 안정적인 신용도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도 부정적인 신용도 전망을 내놓았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신용도 하향 조정 기업 수 대비 상향 조정 기업 수의 비율을 뜻하는 국내 기업의 등급 상하향 배율은 11월 말 기준 0.52배로 지난해(0.63배)보다 감소했다.


기태훈 나이스신용평가 평가정책본부 상무는 "상하향 배율이 0.5배 수준이라는 건 향후에 신용등급이 하향될 가능성이 큰 기업이 많다는 뜻"이라며 "올해의 경우 건설과 금융 관련 업종, 석유화학 업종 중심으로 신용도 하락이 있었다"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내년도 신용등급 전망이 어둡다고 평가한 업종도 S&P의 분석과 유사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철강·석유화학·2차전지 업종과 더불어 소매유통과 건설업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인 업종은 조선업과 항공, 그리고 전력기기 등이었다.

올해 증시에서 주목받은 방위산업과 반도체·자동차 업종 등은 2025년도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이라고 감정했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본 것은 조선과 전력기기 두 업종이었으나 실적 방향성이 부정적이라는 진단을 받은 업종은 해운과 철강 등 네 가지였다.


[김정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