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서 코인 사면 호구...가상화폐 투자, 한달새 해외로 빠진 돈이 무려

11월 개미자금 썰물, 연초 7배
과도한 규제·제도개선 지연에
투자기회 더 많은 해외로 떠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비트코인 개당 1억3000만원을 넘는 역대급 랠리를 이어갔음에도 썰렁한 국내 코인거래소. 사진은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라운지. [한주형 기자]
국내 코인투자자들이 썰물처럼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국내 과도한 코인시장 규제에 제도 개선마저 지연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해외에는 비트코인이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호황기에 접어들었고, 해외 코인거래소나 탈중앙화거래소(DEX) 등에 훨씬 더 많은 투자 기회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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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가상자산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 달간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5대 코인거래소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월간 거래량이 16조170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테더(USDT)와 서클(USDC) 등 스테이블코인 매수, 매도 거래대금 합산이다.


올해 초 국내 5대 코인거래소 스테이블코인 월간 거래량이 2조원대에 머물렀던 걸 감안하면 10개월 사이 7배로 늘어난 것이다.

국내 5대 거래소의 월간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이 10조원을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스테이블코인은 1개당 가격이 1달러로 고정된 코인으로 시세차익을 노릴 수 없어 일반적으로 투자용으로 거래되지 않는다.

대부분 자산을 해외거래소 또는 개인지갑으로 이동하기 위한 수요다.

주식에 이어 코인 투자금까지 ‘투자 이민’ 행렬에 가세한 것이다.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최근에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9월 5조4517억원, 10월 9조5629억원을 기록했던 걸 감안하면 9월부터 매달 2배로 늘어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2일 기준 24시간 거래대금이 23조원에 달한다.

전 세계 거래대금(262조원)의 9.05%가량을 차지할 만큼 규모가 크다.

글로벌 주식시장 대비 한국 시장 시가총액은 2%를 밑돈다.

주식과 비교할 때 가상자산 분야에서 한국은 매우 비중이 큰 시장인데 투자자들이 떠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엑소더스가 일어난 것은 국내 코인시장이 금융당국의 과도한 규제로 상장 자율성이 크게 제한됐고, 파생거래도 불가능하며, 해외코인거래소 대비 신규 서비스 측면에서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된 탓이다.


구체적으로 법인계좌 불허, 금융기관의 가상자산 관련 산업 진입 규제 등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유망한 코인들은 모두 해외 프로젝트뿐이어서 국내에 상대적으로 늦게 상장되기 때문이다.


금융과 가상자산 산업을 떼어놓는 규제로 인해 2017년 이후 국내 블록체인 산업이 사실상 전멸하면서 국내 코인 프로젝트들이 경쟁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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