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1월 수출입동향 데이터에서 드러난 수출 부진 실적에도 불구하고 2일 배터리·2차전지주는 주가 상승을 이어갔다.

미국의 중국 규제 반사이익을 받아 시장점유율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내년 초 코스피 이전 상장이 예정된 에코프로비엠도 수급 측면에선 단기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 대비 2.62%, 포스코퓨처엠은 2.15%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은 1.7% 올랐고 엔켐은 12.42% 급등했다.


전일 발표된 수출입동향 데이터에서 양극재 수출이 눈에 띄게 감소하며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다만 미국이나 유럽이 중국 배터리·양극재 업체들을 견제하는 과정에서 한국 회사들이 반사효과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가는 장 초반부터 상승했다.


1일 발표된 수출입동향 데이터에서 양극재 수출은 11월 3억5600만달러(NCM·NCA배터리 합계)로 10월 3억9100만달러에 비해 또다시 감소했다.

양극재 수출은 2023년 3월에 14억2900만달러까지 갔지만 전기차 업황 둔화와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때문에 계속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회사들도 중국 업체들에 밀려 점유율이 감소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매출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점유율은 14.1%로 전 분기 14.7%에 비해 감소했다.


삼성SDI는 7.1%에서 5.7%로 줄었으며, SK온도 전 분기 대비 0.7%포인트 감소한 3.6%를 기록했다.

점유율 28.5%를 차지한 CATL 등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 때문에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매출과 출하량이 동시에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기차 업황이나 실적이 아니라 최근에는 테슬라 주가나 경쟁 업체 관련 뉴스가 2차전지 주가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 신임 집행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독일, 프랑스, 스웨덴은 중국 배터리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피해야 한다고 공동 발표하기도 했다.

전기차에 이어 중국 배터리까지 규제 대상이 되면 한국 배터리의 유럽 시장 점유율 하락 속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에 2차전지 관련주들이 일시적으로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 배터리가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 유럽 판매 부진과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라며 "이번 규제가 한국 배터리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에는 유럽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인 스웨덴 노스볼트가 미국에서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는 소식으로 경쟁 완화 기대에 배터리 업체들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에코프로비엠은 3개월 후 코스피 이전 상장을 앞두고 코스피 패시브 투자금이 단기적으로 수급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3월 코스피 상장 시점 부근에 일시적인 매입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기업가치 본질과 관련 없는 이슈로 추세적인 주가 반등 재료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이 코스피 이전 상장에 따라 연기금의 '코스피+코스닥150' 바스켓에 들어갈 때는 코스닥에 있을 때보다 비중이 0.33%가량 늘어난다고 추정했다.


연기금 위탁운용 자금 75조원이 해당 비중만큼 에코프로비엠 주식을 산다고 가정하면 2400억원이 추가로 에코프로비엠을 매입하게 된다.

만약 코스피200 편입으로 인한 수요까지 더해지면 3000억원대 중반 수준이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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