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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로 지정된 분당 양지마을3단지 금호아파트. 매경DB |
5개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가 총 3만6000가구로 발표됐지만 거주민의 가장 큰 고민인 이주 대책과 철거 시 주변 전셋값 급등 우려 등 난제가 남아 있다.
특히 분당을 중심으로 공공기여금 추가 제공을 두고 사업 속도가 달라질 수 있어 이 문제를 풀어가는 것 역시 숙제로 떠올랐다.
27일 국토교통부는 선도지구 선정 지역을 발표하면서 전반적인 이주 대책은 다음달 수립·발표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지난 8월 공개한 기본 방침엔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 방침의 골자는 1기 신도시 안에 이주만을 위한 영구임대주택을 추가로 세
우진 않겠다는 것이다.
이날 국토부 측은 "공공이나 민간이 1기 신도시 안에서 분양·임대하는 다양한 유형의 주택을 활용해 이주 수요를 흡수하겠다"며 "5개 도시 안에 총 13개 단지, 1만4000가구 규모의 영구임대주택도 있는 만큼 이를 재건축하는 방안도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2027년까지 사업 절차상 철거 준비가 완료된 선도지구 물량에 대해서는 즉각 착공할 수 있도록 이주 시기를 순연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내년부터는 공모를 거치지 않고 주민 동의율이 50%를 넘으면 자체적으로 제안하는 방식의 재건축이 추진된다.
선도지구 이주가 이뤄지면 바로 이듬해부터 매년 이주 문제가 발생한다는 얘기다.
정부가 2027년부터 매해 5개 신도시에서 3만여 가구씩 차례로 재건축하는 방안을 수립한 만큼 이때부터 총 35만가구에 달하는 1기 신도시 이주 문제는 10년 이상 계속 일어나게 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정비사업의 속도가 단지마다 천차만별인 점을 고려하면 특정 시기에 이주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며 "철저한 이주 계획을 세워두지 않으면 이 지역 전월세 시장 불안을 막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주가 몰릴 때마다 이들 지역 전셋값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거주민 대부분이 관내 지역을 떠나기 싫어하기 때문에 전셋값은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6~7월 정부가 1기 신도시 주민 29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주민의 83.3%는 이주 시 관내 지역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예상에도 정부가 이주주택을 조성하지 않기로 한 건 추후 공실 등 활용 문제와 함께 임대주택 단지에 대한 지역주민 여론이 '싸늘'하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 성남 구도심 재개발 때 이주자용 임대주택을 조성했다가 수년간 다량의 공실이 발생한 경험이 있다.
재건축 과정에서 분담금 못지않게 중요한 기부채납 등 공공기여를 두고도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1기 신도시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분당만 이번 선도지구 지정 때 '공공기여 추가 제공' 여부를 6점 만점으로 부여·평가받았다.
이는 전체 100점 만점 가운데 주민 동의율(60점)과 참여 가구 수(15점)를 제외하곤 가장 큰 배점이다.
국토부는 분당에서 지정된 3개 선도지구 모두 공공기여 추가 의향을 밝혔다고 전했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부동산 수석연구원은 "선도지구엔 높은 용적률과 인센티브가 부여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기부채납(공공기여) 문제는 반드시 발생할 것"이라며 "이를 둘러싼 문제로 사업이 삐걱대면 나머지 단지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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