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영풍의 소수지분을 보유한 행동주의 펀드가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하고 나서 이목이 쏠린다.


머스트자산운용은 25일 입장문을 내고 영풍 측이 10년 이상 보유하고 있는 6.62%의 자사주를 소각하라고 촉구했다.

머스트운용은 영풍 지분 2%대를 보유하고 있다.


머스트운용은 "강성두 영풍 사장은 올해 9월 기자간담회에서 고려아연의 자사주 정책을 비판하며 '소각 목적이 아닌 자사주는 취득하면 안 된다.

주주를 위하는 길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며 "영풍이 보유한 자사주를 보면 이는 모순된다.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고 주주총회에서 자사주 소각에 관한 정관 조항을 추가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번 자사주 소각 요구는 경영권과는 무관하다.

지난 9월 30일 기준 오너 장씨 일가와 계열사, 재단 등이 보유한 지분이 57% 이상이기 때문이다.


머스트운용은 영풍이 자산가치에 비해 매우 저평가됐다고 주장했다.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약 3조5000억 원)과 서울 중심가의 영풍빌딩 등 투자 부동산(약 1조원)을 주요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머스트운용은 "영풍의 시가총액은 약 7110억원으로 실질 순자산가치 5조원의 약 0.14배에 거래되고 있어 한국 주식시장에서 사실상 가장 싸게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트운용은 또 영풍이 유통 주식이 많지 않고 거래량이 적어 소수주주에 불편함이 있다며, 1000%의 무상증자나 1대10의 액면분할을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머스트운용의 요구 소식에 영풍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88% 오른 42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한편, 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영풍·MBK 측이 지난달 청구한 임시주총 소집 건에 대해 심의를 진행했다.

이사회는 "영풍·MBK 측이 요구한 14명의 이사 후보자 가운데 법적으로 결격 사유가 있는 일부 후보를 심의했다"고 말했다.


[오대석 기자 /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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