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한국VC협회 기술세미나서 밝혀
말 바꾸기 잦은 트럼프 체제에서는
한 방향보다는 ‘양다리 전략’이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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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40~50대 깜짝 인선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다른 국가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리스크 등 불확실성을 이겨내려면 취임 초에 미국에 공장을 지은 삼성과 LG 등 국내 대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한국벤처캐피탈협회 기술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전 소장은 반도체 애널리스트와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출신으로 중국 상하이 칭화대와 푸단대 경영대학원 석·박사를 마친, 대표적 중국통이다.
실제로 지난 2021년 바이든 행정부 이후 삼성(40조5000억원)과 SK(19조7000억원),
현대차(13조6000억원), LG(30조4000억원) 등 국내 기업의 대미투자액은 공개된 규모만 104조원에 달한다.
미국 리쇼어링(제조업의 본국 회귀) 열풍 속에서 한국이 일자리 2만개를 창출해 최대 공헌자로 꼽히는 점에서 레버리지로 활용할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전 소장은 트럼프의 저서 ‘거래의 기술’을 공동 집필한 토니 슈워츠가 “거짓말은 그의 두 번째 본성”이라는 평가를 들어 말 뒤집기를 반복하는 트럼프 시대에는 한쪽만 ‘올인’하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양다리’ 전략이 필수가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줄줄이 깜짝 발탁된 40~50대 소장파 행정부 수장들과의 관계 구축에서 기존 친공화당 세력보다는 연령대가 비슷하고 공감대 형성도 쉬운 우리나라 대기업 오너들의 역할이 절실하다고도 지적했다.
국내 대기업들이 트럼프 대선 성공의 기반이 된 텍사스주(삼성)와 조지아주(
현대차·한화), 애리조나주(LG)에서 일자리 창출 등에 크게 이바지한 점에서 유리한 여건이기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 속성상 초기에 ‘시범 케이스’로 희생양이 되지 않아야 하고, 특히 미국 중간선거에서 의회 권력구조 변화 가능성이 커 트럼프의 레임덕이 빨리 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벤처캐피털에서 부를 일군 JD 밴스 부통령의 역할도 주목된다.
VC 업계는 인수합병(M&A)과 IPO(기업공개) 활성화를 통한 투자금 회수나 규제 완화를 통한 인공지능, 자율주행, 암호화폐 성장, 우주 관련 기술 산업 수혜 등을 기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트럼프의 신뢰성이 변수가 된다고 꼬집었다.
‘투자의 신’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최근 미국 상승장에서도 주식 편입 비중을 줄이고 역대 최대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 소장은 트럼프 행정부 못지않게 중국의 대응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제조 등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친중파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지지선언으로 승부수를 던졌고 ‘제2의 키신저’로서 역할 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전 소장은 중국이 트럼프 당선에 의외로 조용한 이유를 설명했다.
우선 지난 7년간 벌어진 관세정책과 수출통제 등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을 패배시키지 못했고, 희토류 등 첨단기술 소재 자원을 확보한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공격에 대해 중국은 관세 인상 맞불을 놓을 수도 있고, 환율 절하로 관세를 상계할 수도 있는 데다가 핵심 광물 수출통제에 들어가는 한편 내수 확대 정책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진출 미국 기업을 제재하는 대신 유럽 등 다른 국가를 우대하고 일대일로 확대 등을 통해 중남미나 아세안 등 우회 수출기지를 개척할 수 있다.
이날 조찬 세미나를 주최한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윤건수 회장(
DSC인베스트먼트 대표)은 “미국 대선이후 상황에 대해 전 소장의 영감이 도움이 됐다”면서 “지난 2년간 총 16번의 월 단위 기술 세미나를 통해 VC는 물론 주요 LP들이 함께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로봇 등 신기술 동향과 중요한 화두를 학습하고 교류하는 풍토가 자리 잡은 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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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이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한국벤처캐피탈협회 기술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벤처캐피탈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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