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4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증권사가 추산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분야를 막론하고 잇달아 하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15.6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전기전자(-26.19%), 화학(-48.11%)이 하락을 이끄는 가운데 기계(-25.74%), 건설(-17.84%), 의약품(-17.34%) 등 증시를 이끄는 주요 분야 대부분이 큰 폭의 하락률을 보였다.
이에 반해 두드러진 상승률을 보인 업종은 전기가스(30.79%)가 유일했는데 상승치 대부분이
한국전력(50.31%) 덕분이었다.
종목별로 보면 주로 2차전지 관련주의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개월 만에 영업이익 전망치가 110.77% 감소했다.
지난 8월 증권사들은 이 회사의 4분기 영업이익으로 평균 6170억원을 제시했으나 이달 들어 665억원의 영업적자로 전망치를 수정했기 때문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에 따른 IRA 정책 수혜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며 1570억원의 영업손실을 전망했다.
이외에도
LG화학 -83.75%,
SK이노베이션 -93.51%,
삼성SDI -52.41% 등으로 2차전지주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크게 하락했다.
국내 증시를 이끄는
삼성전자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3개월 만에 34.03% 감소했다.
지난 8월 4분기 영업이익으로 14조7926억원을 제시했던 증권사들이 이달 들어 9조7588억원으로 전망치를 대폭 낮춘 탓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블랙웰 지연으로
삼성전자 HBM3e 12hi의 공급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고, LPDDR4 시장점유율 하락도 예상보다 가파를 수 있다"며 8조8760억원의 영업이익을 전망했다.
이외에도
SK하이닉스 -4.31%,
한미반도체 -17.03% 등으로 반도체주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락했다.
코스닥 상장사 역시 지난 3개월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20.36% 하향 조정됐다.
다수의 게임사가 포함된 출판·매체가 -61.51%로 모든 분야 중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카카오게임즈 영업이익 전망치가 77.86% 하향 조정된 가운데
넥슨게임즈(-92.59%),
컴투스(-52.87%) 등 대부분의 게임사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연예기획사가 다수 소속된 오락·문화 업종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3개월간 27.34% 하락했다.
JYP엔터테인먼트(-13.37%)는 물론이고
에스엠(-34.65%),
와이지엔터테인먼트(-88.79%) 등 주요 엔터테인먼트 종목의 기대치가 낮아진 탓이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의 공백과 재계약 관련 상각비, 베이비몬스터의 제작비가 반영될 것"이라며 4분기 30억원의 영업적자를 전망했다.
종목별로는 2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이 -139.85%로 매우 큰 폭의 하락률을 보였다.
지난 8월에는 4분기 255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됐으나 이달 들어 102억원의 영업적자로 실적 전망치가 조정됐기 때문이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북미·유럽 전기차 수요 부진, 양극재 판매가 하락, 유럽과 신
흥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 내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 하락 등으로 인해 중장기 실적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150억원의 영업적자를 전망했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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