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KB국민카드 시니어 카드결제액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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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챗GPT] |
60대 후반 A씨는 한달에 한번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VIP라운지에서 친구들과 모여 브런치를 즐기고 담소를 나눈다.
해당 라운지는 백화점에서 연간 1억원 이상을 구매한 VVIP고객만 이용 가능하다.
A씨는 본인 뿐만 아니라, 자녀·손주를 위한 고가 제품에도 기꺼이 지갑을 연다.
A씨와 같은 65세 이상 고령자들의 카드 결제액이 최근 5년새 두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전 세대에 비해 교육수준과 축적된 자산이 많은 베이비부머(W세대)가 고령인구로 진입하면서 새로운 소비층으로 자리잡은 영향이다.
17일 매일경제가 KB국민카드에 의뢰해 65세 이상 시니어 고객들의 최근 5년 카드결제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올들어 9월까지 결제액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92% 증가했다.
반면 20세부터 64세까지 청·장년 고객들의 카드 결제액은 15% 증가하는데 그쳤다.
시니어 고객들의 카드 결제액 증가 속도가 다른 세대에 비해 6배 이상 빠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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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별 카드결제액 증가율 |
고급 소비층을 타깃으로 하는 백화점에서도 시니어 고객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매출 3조원이 넘는 신세계 강남점의 경우 60대 이상의 매출 비중이 2022년 14.5%에서 2023년 16.5%로 2.0%포인트 늘었다.
김영선 경희대 노인학과 교수는 “2028년이면 1차 베이비부머 세대가 모두 시니어에 진입한다”면서 “이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건강하고 자산도 많아 소비에 있어서도 매우 적극적인 것이 특징이어서 파워 컨슈머로서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금융·호텔 등 기업들은 파워 컨슈머로 부상한 W세대 사로잡기에 뛰어들었다.
KB라이프와 신한라이프는 각각 자회사를 통해 시니어 레지던스 개발을 진행중이고, 하나은행은 롯데건설이 짓는 시니어 레지던스에 금융서비스를 공급하기로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 업무가 디지털화되고 창구가 줄면서 고객을 대면할 접점이 사라져간다”면서 “보험·신탁 등 복잡한 상품을 팔려면 고객과 대면이 필요한데 시니어 레지던스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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