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전용계좌 개설해 직접 매각
밀린 세금 받아내는 창구 강화
“세금 낼테니 가상자산 팔지마” 요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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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에 체납 재산을 숨기는 사례가 늘면서 국세청이 징수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과세당국이 밀린 세금을 징수하는 모습을 그린 AI 이미지 [챗GPT] |
미국 대선 이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고액의 세금을 내지 않고 코인에 재산을 묻어둔 체납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자산가격 상승에 예민한 국세청이 최근 체납자로부터 압류한 가상자산을 직접 매각해 밀린 세금을 받아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6일 세무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전국 세무서 명의로 가상자산 계좌를 개설해 체납자에게서 가져온 가상자산을 직접 매각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가상자산 매각해 체납세금 11억원 징수에 성공하기도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아직 매각하지 않은 가상자산이 123억원 상당”이라며 “남은 자산도 순차적으로 현금화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가상자산에 대한 정부 압박은 점차 강해지고 있다.
2021년 3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개정되며 가상자산 강제 징수에 대한 토대가 처음 형성됐다.
이로 인해 가상자산거래소는 금융회사로 분류되며 불법 재산 의심거래나 고액 현금 거래를 당국에 보고하는 의무가 생겼다.
국세청은 체납자 거래소 정보를 확보해 추적 조사에 나서며 밀린 세금 받아내는 창구를 하나 더 늘렸다.
하지만 특금법 개정 이후로도 고액 체납자들은 세목을 가리지 않고 돈을 빼돌려 가상자산에 베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가상자산은 과세 당국 감시망이 상대적으로 약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이에 정부는 특금법 개정에 이어 국세징수법까지 손보며 가상자산 강제징수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국세청이 가상자산 거래소를 대상으로 체납자의 가상자산 이전을 요구할 수 있게 됐고, 체납자 거래소 계정을 동결한 후 가상자산을 직접 현금화하는 조치가 더해졌다.
일각에서는 밀린 세금 낼테니 가상자산을 매각하지 말아달라는 체납자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가상자산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다른 재산으로 밀린 세금을 내고 가상자산을 돌려받겠다는 것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가상자산 직접 매각을 통해 체납자 재산 환수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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