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여전히 살얼음판...급등 불구, 추세 상승 기대는 No [MONEY톡]

중국 주식 투자 기회가 다가온 걸까. 아니면 아직 섣부른 기대일까. 중국이 지난 9월 1조 위안(약 190조 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 대책을 내놓으며 상하이종합지수를 비롯한 중국 증시가 급등했다.

중국 관영 매체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상승 국면이 시작됐다”며 축제 분위기다.

주가도 반응했다.

올해 초 2600대까지 무너졌던 상하이지수는 부양책이 나온 이후 3489까지 뛰기도 했다.


투자자를 속상하게 했던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살아났다.

지난 10월 한 달간 ACE 중국과창판STAR50의 수익률은 50%에 육박한다.

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 SOL 차이나육성산업액티브, TIGER 차이나과창판STAR50, KODEX 차이나과창판STAR50, TIGER 차이나반도체FACTSET 등이 10월 동안 45% 넘는 수익를 냈다.

ETF 상위권을 중국 관련 ETF가 차지한 것이다.


수익률 상위를 기록한 이를 중국 ETF에 공통적으로 붙는 명칭이 있다.

바로 ‘과창판’이다.

‘과학창업판’의 약자로 중국 정부가 신흥 기술기업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기대하며 상하이거래소 산하에 만든 시장이다.

중국 나스닥이라고 불리며 신생 테크 기업이 대거 상장돼 있다.

타 지수 대비 IT, 바이오, 신소재 등 성장산업의 비중이 높다.


눈에 띄는 종목은 반도체다.

국내 대표주인 삼성전자가 ‘오만전자’ 불명예를 얻고 있지만 중국 반도체 기업 주가는 크게 뛰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중신궈지)는 2020년 상장 이후 최고가를 경신하며 시가총액 7,659억 위안(약 148조 원)까지 불어났다.

부양책 이후 상승장에서만 125% 뛰었다.

SMIC는 올해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5.7%로 처음 대만 UMC를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SMIC뿐만 아니라 화홍반도체, 웨이얼반도체, 북방화창 등도 두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하며 축포를 터뜨렸다.


그러나 부양책만 믿고 투자하기에는 여전히 불안하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수요 대책이 더 필요하고, 이러한 조치의 대부분은 통화 당국이 아닌 재정 당국에서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증시의) 상승세가 지속 가능하려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을 성공적으로 돌파하고, 기업 수익성이 바닥을 찍고 반등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당장 미국 견제도 주가에는 악재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내년 1월 2일부터 첨단 반도체, 양자컴퓨터,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국 자본의 대(對)중국 투자를 차단하는 내용의 투자 제한 규칙을 발표했다.


또한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반(反)보조금 조사 결과, 중국산 전기차를 대상으로 기존 관세 10%에 7.8~35.3%포인트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론 내렸다.

관세는 30일부터 향후 5년간 적용된다.

양측이 협상을 이어가면서 조정하기로 했지만 이 소식은 중국 증시를 크게 끌어내렸다.


[ Word 명순영 기자 Illust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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