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모니터링 리스트)으로 다시 지정했다.

원화값이 1400원대로 추락한 가운데 관찰대상국 재지정이 외환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는 '주요 교역 대상국의 거시경제·환율정책 보고서'를 발표하고 한국을 중국 일본 독일 등과 함께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다.


미국 정부는 보고서에서 "한국은 대미 경상수지와 무역수지 흑자가 과도하다"고 배경을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500억달러에 달한다.

경상흑자는 국내총생산(GDP)의 3.7%로 나타났다.


바이든 정부에서 나온 마지막 보고서지만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재집권 이후 이 같은 논리가 한국에 대한 통상 압박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이 처음 집권했던 2017년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179억달러였다.

경상수지 흑자도 249억달러였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를 거치며 지난해 대미 무역흑자는 445억달러로 불어났다.

경상흑자 규모는 912억달러까지 치솟았다.


원화값 추락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미국 환율보고서까지 나와 시장은 긴장하고 있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 대비 6.3원 오른 1398.8원에 마감했다.

전날까지 1400원을 밑돌던 원화값이 소폭 반등한 것이다.


하지만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정부가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정·외환당국에 원화값 약세의 1차적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획재정부는 달러당 원화값 1400원이 별것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세수 결손을 메우려고 2년 연속 외국환평형기금에 손을 댄 것도 원화값 추락의 중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작년 56조4000억원, 올해 29조6000억원 등 2년간 약 86조원의 세수 펑크가 발생하면서 정부는 외평기금을 활용해 세수 결손을 메우고 있다.

또 다른 환율 방파제인 외환보유액도 4000억달러 아래로 떨어질 위기에 놓였다.


[문지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