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막대한 데이터 발생해
관련시장 투자 성장세 지속
운용자산 매년 12% 늘어나
2029년 4000조원에 달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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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글로벌대체투자콘퍼런스(GAII)에서 박희준 EIP 자산운용 대표, 톰 반 라이저빅 맥쿼리자산운용 인프라 크레디트부문 대표, 마크 마이어 파트너스그룹 사모 인프라 파트너십 투자 대표, 이종관 현대해상화재보험 인프라 팀장(왼쪽부터)이 신 트럼프 행정부 시대의 인프라 시장 전망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김호영 기자] |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인공지능(AI)과 이를 지원하는 데이터센터 투자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에 다른 전력 수요도 높아져 가성비가 높은 신재생에너지가 위축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
톰 반 라이저빅 맥쿼리자산운용 인프라 크레디트부문 인프라 및 투자등급(IG) 크레디트 대표는 1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 2024(GAII 2024)’에서 다가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대가 새로운 인프라 부문의 투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이번 미국 대선에서 미국을 가장 값싼 전기를 제공하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AI 확산을 위한 데이터센터 확충과 이에 들어가는 막대한 에너지 문제에도 큰 관심을 보여왔다.
반면, 신재생에너지에 대해선 보조금이 과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라이저빅 대표는 2030년 한 해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490억달러(68조585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22년 대비 53% 증가한 수치다.
이미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가 급증했지만, 앞으로도 상당 기간 성장세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또 신재생에너지가 이미 가격 경쟁력을 달성하며 보조금 감축에 대한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라이저빅 대표는 “AI,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스마트시티 등으로 방대한 데이터가 발생하면서 신규 데이터센터 착공과 기존 데이터센터에 대한 자금 조달 기회가 늘었다”며 “정부와 은행의 조달 여력이 제한되며 기관 투자자에게 좋은 투자 기회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수요는 다양한 투자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앞서 진행된 사모주식(PE) 시장 세션 연사로 나선 에드 후앙 블랙스톤 사모 웰스솔루션 아태 대표는 “데이터센터와 전력공급망 등 디지털 인프라에 많은 인수합병(M&A)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블랙스톤은 현재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 규모가 약 700억달러로, 1000억달러를 추가 투자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마크 마이어 파트너스그룹 사모 인프라 파트너십 투자 대표는 신재생에너지 위축 같은 일부 우려에도 인프라 투자의 성장세가 지속돼 5년 뒤 4000조원 수준의 자산 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트너스그룹에 따르면, 올해 1조4380억달러(2015조원)인 인프라 운용자산(AUM) 규모는 2029년 2조9000억달러(4060조원)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GAGR)은 12% 수준이다.
이어 박희준 EIP자산운용 대표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 패널 토론에서도 전문가들이 트럼프 시대 인프라 투자의 매력이 여전히 높다고 입을 모았다.
이종관
현대해상화재보험 인프라 팀장은 “AI와 관련된 데이터센터 등 디지털 인프라의 지속적인 확대와 원전 관련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며 “전력 수요 증가와 이에 따른 전력 인프라 설비 증가로 전력망(그리드)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며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인 투자 형태로는 높아진 금리 수준을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대출, 기존 투자분을 사들이는 세컨더리 시장이 매력적이라고 조언했다.
인프라 대출은 높아진 금리 수준을 이용하면서 경기변동이나 다양한 위험 상황에서 방어력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라이저빅 대표는 “경기 영향이 적은 필수 자산인 데다, 이자라는 성격상 안정적이고 높은 회수율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컨더리 투자의 경우 전체 인프라 시장보다 더 가파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마이어 대표는 “세컨더리는 기존 자산 가치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어 일반 인프라 투자보다 수익성이 높다”며 “수익 발생에 장기간 걸리는 일반 인프라 투자보다 회수 시점이 빠른 것도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트럼프 당선에 따른 위축 우려가 제기될 때가 신재생에너지 투자자산을 낮은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전략도 제시됐다.
이종관 팀장은 “공화당 유권자인 거대 기업들이 민주당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수혜자인 점을 감안하면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다소 위축될 순 있지만 중단되긴 힘들고, 화석에너지와 동반되는 탄소포집 기술에도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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