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이 유상증자 추진 논란에 휩싸인 사이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11일까지 장내 매수로
고려아연 지분 1.36%를 추가로 확보함에 따라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한층 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이날까지 이어진 MBK의 장내 매수는 최소 529주부터 최대 5만50주까지 15영업일간 꾸준히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기준 MBK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추가 취득한
고려아연 지분이 1% 이상으로 올라오면서 공시가 이뤄졌다.
총 취득자금은 2921억원이다.
이 중 자기자금이 2059억원이며, 나머지는 NH투자증권으로부터 차입했다.
MBK는 NH투자증권에 증거금을 전액 예치하고, 시장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자유재량 매매(Careful Discretion·CD) 방식으로 매수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방식은 투자자의 매매 주문을 받은 증권사가 주가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서 제한된 가격대에 소량을 꾸준히 매매하는 행태를 뜻한다.
이 때문에 추세적인 매매로 이어지지 않고 거래 규모에도 한계가 있다고 MBK 측은 설명했다.
이로써 MBK·영풍은 지분 추가 취득으로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한층 더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이날까지 확보한
고려아연 지분은 발행 주식 총수의 39.83%에 이른다.
고려아연이 약속한 대로 자사주를 모두 소각하면 의결권 지분 기준으로는 45.45%에 달한다.
특히
고려아연이 갑작스러운 유상증자를 공시하며 주가가 하한가까지 떨어졌던 지난달 말에 가장 많은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결정이 오히려 상대의 지분 획득을 도와준 셈이다.
[오대석 기자 /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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