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덕분에 살았네”…3분기 호실적 거둔 5대 증권사 ‘웃음꽃’

‘빅5’ 증권사 3분기 순이익 1.2조…전년比 70%↑
한투증권 ‘1조클럽’ 진입…미래에셋·삼성도 ‘눈앞’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 확대에 운용손익 호조 덕분

여의도 증권가. [매경DB]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차익결제거래(CFD) 사태 등 잇따른 악재로 보릿고개를 넘었던 ‘빅5’ 증권사가 올해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며 활짝 웃었다.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에서도 운용손익이 대부분 호조세를 보인데다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의 활발한 거래에 따른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 확대로 호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11일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등 5대 증권사의 3분기 당기순이익 합산액은 1조2267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순이익 합산액 7235억원에서 69.55% 증가한 규모다.


증권사별로 보면 한국투자증권이 3307억원으로 당기순이익 규모가 가장 컸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한 채권운용 이익 증가와 KIS발행 달러채 환차익 등으로 운용손익 호조세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2901억원), 삼성증권(2403억원), 키움증권(2116억원), NH투자증권(154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 증가율이 전년 대비 가장 높았던 곳은 277.4%을 기록한 미래에셋증권이다.

지난해에는 해외부동산 평가손실이 발목을 잡았으나 올해는 홍콩법인 감자 차익 등 일회성 이익 증가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72.1%), 삼성증권(59.1%), NH투자증권(52.8%) 등이 뒤를 이으며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키움증권(3.71%)은 한 자릿수대에 머물렀다.


가장 먼저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진입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3분기 만에 누적 영업이익 1조1587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각각 9145억원, 9949억원을 달성한 만큼 올해 1조원 고지를 무난하게 밟을 것으로예상된다.


국내 주식 거래대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해외 거래대금 증가로 해외주식 수수료가 확대되면서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여기에 금리 하락으로 인한 채권운용 수익이 늘어나 운용부문 실적 호조를 견인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실제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증시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191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8% 급증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도 지난 7일 기준 1013억6570만여달러(약 141조7295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투자은행(IB) 부문은 증권사별로 엇갈렸다.

NH투자증권은 PF 신규 딜과 공개매수 딜 확대로 IB 수수료 수익이 전년동기대비 1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키움증권미래에셋증권의 IB 수수료 수익도 각각 105%, 30%가량 신장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의 IB 수수료 수익은 기업공개(IPO) 부진 등으로 전년동기대비 12% 감소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채무보증수수료의 기저가 높았던 영향으로 IB 수수료 수익이 29% 감소했으나 양호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내년에도 대형 증권사가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인하 사이클에서는 보유 채권평가손익이 확대되고 계열사 저축은행, 캐피탈 등의 충당금 축소와 해외 투자자산의 평가이익 확대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조달금리와 PF 충당금 부담을 덜어낸 실적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통상 연초 주식시장 상승과 IB 영업 활성화 영향이 존재하는 만큼 호조가 예상되며 연간으로는 트레이딩·기타 부문의 실적 가시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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