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일때 투자해 상장 주관사로 나선 한투증권
상장일 당일 의무보유물량 제외하고 모두 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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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에이럭스(주) 코스닥 시장 상장기념식에서 관계자들이 상장기념패 전달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자료=한국거래소] |
새내기주 에이럭스의 상장 주관사이자 투자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상장 당일에 보유한 지분을 대거 매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에이럭스가 비상장사일 당시 투자했던 한국투자증권이 상장 주관을 맡아 공모가를 ‘뻥튀기’한 뒤 매도 가능 물량을 바로 정리했기에 이해상충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는 에이럭스의 상장일인 지난 1일 정규장에서 특정 계좌 거래량이 지나치게 많았다는 이유로 에이럭스를 4일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기관투자자로 분류된 한 계좌는 1일 하루 동안 발행 주식 총수의 2.56%에 해당하는 에이럭스 33만9500주를 순매도했다.
해당 계좌를 소유한 기관이 한국투자증권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한투증권은 프리 IPO(상장 전 자금조달) 단계에서 에이럭스에 투자해 48만5000주(3.66%)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중 의무보유물량(1.1%)을 제외한 나머지 2.56% 지분을 상장 첫날 매도했다는 것이다.
한투증권의 에이럭스 지분은 2020년 2월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취득한 것으로 주당 취득가액은 3600원이다.
에이럭스 공모가 1만6000원은 한투증권의 취득가액의 4배를 넘는다.
문제는 에이럭스가 상장일에 공모가보다 40% 가까이 떨어진 가격에 마감하면서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논란이 불거졌다는 것이다.
에이럭스의 수요예측 당시 참여 기관 99.95%가 희망범위 상단(1만1500~1만3500원) 이상 가격을 제시하며 최종 공모가를 희망범위 상단을 크게 웃도는 1만6000원에 확정한 바 있다.
상장 주관사인 한투증권은 공모가 범위 산정 시 미래 현금흐름 등을 추정하지 않고 과거 실적을 활용했다.
그러면서 비교 대상 기업은 산업용 로봇 전문기업
브이원텍(PER 41배)과
로보스타(PER 61.12배)를 선정했다.
실적은 과거를 기준으로 삼았으면서 비교기업은 미래 성장성을 기준으로 골라낸 셈이기에 일각에선 의도적인 공모가 부풀리기가 있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
브이원텍과
로보스타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한 건 오히려 멀티플이 지나치게 높지 않기 때문이었다”며 “또한 공모가 부풀리기에 유리한 미래 성장성이 아닌 현재 실적을 기준으로 에이럭스의 공모가 희망 범위를 설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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