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택지 발표 전문가 평가
서울 서초·고양 대곡 등
교통망 이미 확보돼 주거수요 충분
2031년 입주 목표 달성 여부는 불확실
“기 발표한 공급 대책 차질없이 이행해야”
정부가 5일 서울과 서울 인근 지역에 5만 가구 주택 공급을 위한 신규택지 후보지를 공개하자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 안정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입주 물량이 부족한 만큼 기 발표한 3기 신도시 등 공급 계획도 차질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공개된 신규택지 4곳(서울 서리풀·고양대곡 역세권·의왕 오전왕곡·의정부 용현)이 향후 주택 수요를 분산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발표된 신규택지들이 모두 교통망을 확충하고 도심에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초구 원지동, 신원동, 염곡동 등 일대 2만 가구가 예정된 서리풀 지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이미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이 개통한데다 정부에서 신분당선 추가역 신설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청계산이 근처에 위치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이번에 발표된 서초구 서리풀지구는 입지적으로 굉장히 뛰어난 곳”이라며 “기존 강남 주택 수요를 분산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 대곡역세권도 5개 철도가 지나가는 교통 요지인 만큼 향후 서북지역의 핵심 주거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대곡 역세권은 고양시에서 첨단산업밸리로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향후 서북 지역의 ‘판교’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7호선이 연장되는 의정부 용현지구와 인덕원동탄선이 예정된 의왕 오전왕곡지구도 주거 수요가 충분할 것이라는 평가다.
문제는 속도다.
정부는 이번에 발표한 신규택지 첫 분양 시점을 2029년, 첫 입주 시점을 2031년으로 목표를 세웠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3기 신도시 등 조성 과정에서도 토지 보상과 문화재 발굴 등 문제로 일정이 밀리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며 “제조업과 달리 일관된 생산환경을 유지하기 어려운 건설업 특성상 처음 설정한 목표 대비 공사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부동산 시장 안정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8·8 대책 등에서 발표한 공급 대책도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이번에 발표한 5만 가구 물량은 실제 공급이 이뤄질 경우 적지 않은 물량”이라며 “기존에 발표한 김포 한강II 콤팩트시티 등 공공택지 조성이 속도를 내고, 서울 내 정비사업도 가시화되면 시장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도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의 급상승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주택 공급 불안심리가 작용한 결과”라며 “주택시장 핵심 수요층인 청년층이 선호하는 도심 인접지역 그린벨트를 풀어 주택을 공급하는 만큼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2~3년간 입주 물량 부족이 예견된 만큼 기 발표된 3기 신도시 주택 공급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교수는 “이번에 발표된 신규 택지에 본격적으로 주택이 공급되는 시기는 지금부터 10년 후”라며 “공급 부족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3기 신도시 용적률을 높여 주택 공급 물량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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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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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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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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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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