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유증 묵인했나”…금감원, 미래에셋 이어 KB증권 현장검사 착수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유상증자와 관련해 KB증권에 대해서도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오전 KB증권에 검사 인력을 파견해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이번 검사는 KB증권이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과정에서 적절한 검토를 거쳤는지, 부정거래 소지가 있는지 등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31일엔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한 바 있다.

KB증권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사무취급자이자 유상증자 공동모집주선회사 역할을 맡았다.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 중 지난달 4일부터 23일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이후 일주일만인 지난달 30일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기습 발표했는데, 금감원에서는 이러한 계획이 자사주 매입 당시부터 진행된 것인지 확인한단 방침이다.

고려아연이 유상증자를 미리 계획하고 있었으면서 공개매수신고서에 이를 기재하지 않았다면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높다.

고려아연 유상증자의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지난달 14~29일까지 고려아연 유상증자를 위한 기업 실사를 함께 진행했다는 점에서 금감원은 위계에 의한 부정거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유상증자 결정까진 길게는 수개월이 걸리지만, 고려아연의 발표 시기를 고려했을 때 4거래일 만에 모든 결정이 이뤄진 셈이기 때문이다.

KB증권 역시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과정에 모두 참여했다.

KB증권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서 온라인 공개매수 청약시스템 등을 지원했으며 유상증자 절차에선 공동모집주선인을 맡았다.

고려아연은 날짜 기재에 대한 착오가 있었고 공개매수와 유상증자를 별개로 추진했다는 입장이다.

KB증권 관계자는 “금감원 현장조사가 시작된 것은 사실이나, 자세한 사항은 아직 확인 중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