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정상일수록 경기침체 신호?…성장주 좋던 시절 지났나

역전된 10년물·2년물 ‘정상화’
과거 경기침체 11번중 10번은
금리 역전후 원상 복구때 발생
성장주보다 가치주 매력 커져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가 약 2년 만에 정상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통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된 후 정상화되면, 얼마 뒤 경기침체(리세션·recession)가 발생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편이라 주의가 요구된다.


29일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28일 기준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와 2년물 국채금리의 차이(스프레드)는 1bp(0.01%포인트)를 기록했다.

10년물, 2년물 국채금리는 거래량이 가장 많아 각각 장기채, 단기채의 기준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가 정상화된 건 지난 2022년 7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제로금리 때 시장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으로 전례 없는 고물가가 지속되자, 2022년 중순 이후 강도 높은 기준금리 인상정책을 펼쳤다.


이에 시중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단기채 금리가 장기채 수익률을 웃도는 역전 현상이 벌어진 바 있다.

보통의 경제 상황에선 만기가 상대적으로 긴 장기채의 금리가 단기채 대비 높은 편이다.

자금을 빌려 쓰는 기간이 긴 만큼 리스크가 높기 때문이다.


보통 채권 시장 투자자들이 장기채를 집중 사들이면 장기채 금리(수익률)는 하락한다.

채권의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수요가 늘면 그만큼 가격은 오른다(금리는 내린다).
매크로(거시경제) 측면에서 해석하면, 시장 참가자들이 향후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때문에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된 후 정상화되면, 얼마 뒤 경기 침체가 발생하곤 한다.


실제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과거 미국이 겪은 경기 침체 11번의 기간 중 10번이 장단기 금리차 역전 후 정상화 시기에 발생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00년 말 닷컴버블 직후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때에도 장단기 금리차는 역전된 후 정상화됐고, 이때 경기 침체가 발생해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

가장 최근엔 2021년 팬데믹 사태 때 금리차 역전 후 경기 침체가 발생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를 불과 3분기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주요 IB들의 연간 전망은 낙관론이 대세였다”며 “장단기 금리차 시그널(신호)은 아직도 경기 침체 확률 50%대 이상을 의미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향후 경기 침체가 현실화하면, 기술·성장주의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레버리지를 끌어와 미래 성장 동력을 당겨 오는 기술·성장주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아무래도 침체 시기엔 축소될 수밖에 없다.


반면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보유한 가치주, 배당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

특히 배당주의 경우 배당수익률이 주가의 하방을 지지해, 약세장에서 주가의 내림세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주식보다 채권의 투자 매력이 높아질 것으로도 예상된다.

보통 침체 시기엔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주식보다 채권에 대한 매수세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기준금리에 연동돼 움직이는 단기채보다는 장기채 투자 매력이 크다.


반론도 있다.

미국 빅테크를 필두로 주요 상장사들의 주당순이익(EPS) 개선세가 뚜렷하기 때문에, 경기 침체가 현실화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소속 기업들의 올해 2분기 EPS 서프라이즈 비율은 78%로 준수했다.


국내 증시는 저평가가 심해 하방 지지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EPS 상승 추세는 하반기에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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