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대출’ 우리銀 전 회장 처남, ‘명예 지점장’ 행세까지

우리은행 “위촉 사실 없어”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빌딩 전경. (매경 DB)

친인척 명의의 350억원 규모 부당 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처남이 우리은행 ‘명예 지점장’ 행세를 하고 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손위 처남 김모 씨는 우리은행 신도림동금융센터, 선릉금융센터 등의 ‘명예 지점장’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활동했다.

김 씨는 아예 명예 지점장이라는 직함이 새겨진 명함까지 사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김 씨를 명예 지점장으로 임명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은 명예 지점장 제도를 2004년부터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지점 발전에 기여도가 높은 우수거래처 대표 등 VIP 고객을 지점장이 추천하면 ‘본점’에서 심사를 거쳐 명예 지점장으로 선정한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현재 공식 명예 지점장은 301명이 활동 중이며 현재는 공식 명예 지점장도 별도의 명함이 나가지는 않는다.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이 김 씨의 이같은 행세를 몰랐겠느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김 씨는 평소 손 전 회장과의 친분도 과시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을 정말 몰랐더라도 ‘명예 지점장’ 제도를 운영하면서 사칭 우려에 대해 점검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우리은행은 이 같은 사례 발생을 우려해 정기적으로 영업점들에 ‘명함 임의 제작 금지’ 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좋은 취지로 운영하는 제도가 악용돼 안타깝다며 이 같은 사례가 또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