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S&P500 추종 ETF
한달간 자금 48조원 몰려
나스닥100은 6100억 불과
기술주에 배당·가치주 더해
약세장에서 주가 하방 단단
국내 개미 빚투 규모도 줄어

연합뉴스
이달 초 증시 약세장이 진행지면서 깜짝 놀란 글로벌 투자자들이 시장 대표지수 추종 상품에 자금을 넣고 있다.


기업가치(밸류에이션) 급락 우려가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테마형 기술주보다 안정적인 분산투자를 지향하는 모습이다.


국내 개미들은 주가 하락에 대비해 ‘빚투’를 줄이고 있다.


12일 미국ETF닷컴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미국 증시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총 353억184만달러(약 48조2223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S&P500지수는 미국 증시에 상장한 대형 우량주 500개 종목을 담은 글로벌 대표지수다.

기술주 위주로 구성된 나스닥100지수보다 배당주, 가치주 비중이 커 안정적이다.


월가 내에서도 S&P500지수는 시장 평균을 가장 잘 대표하는 지수로도 평가된다.


서학개미 사이에서 ‘스파이’, ‘부’, ‘아이비비’로 불리는 S&P500지수 추종 대표 ETF 삼총사가 있는데, 골고루 자금이 유입됐다.

시가총액 1위 스파이더 S&P500(SPY) ETF에 가장 많은 136억7848만달러(약 18조6848억원)가 들어왔다.


그 뒤로 시가총액 2위, 3위인 아이셰어스 코어 S&P500(IVV) 및 뱅가드 500 인덱스(VOO) ETF에도 각각 99억439만달러(약 13조5294억원), 117억1897만달러(약 16조81억원)가 유입됐다.


반면 같은 기간 기술주 위주로 구성된 나스닥100지수 추종 ETF로의 자금유입액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미국 ETF 시장 시가총액 5위이자, 기술주 추종 ETF 중 가장 덩치가 큰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QQQ) ETF엔 단 4억4967만달러(약 6142억원)의 자금만 들어왔다.


기술주보다 안정적인 대표지수로 매수세가 몰리는 건, 약세장에서 주가의 하방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미래 성장 기대감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기술주는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지는 약세장 땐 주가 내림세가 가치주 대비 크다.


실제 대표적인 기술주인 반도체 종목들을 모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8월 최대 18%의 낙폭을 기록했다.

반면 S&P500지수는 최대 7.3%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국내 증시에서도 대표지수 ETF 선호 현상이 포착된다.

레버리지 상품 제외 지난 한 달 동안 개인투자자 순매수액 1위 상품은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 ETF(2103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가 TIGER 미국 S&P500 ETF(1715억원)였다.


경기침체 공포가 증시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지만, 업종별 분산투자가 가능한 시장 대표지수에 투자하면 리스크 회피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기업들의 실적 추이도 탄탄하다.

2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소속 455개 기업 중 59%가 예상보다 양호한 매출을 발표했다.

78%는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선보였다.


한편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한 이달 초 주가 하락에, 국내 개미들은 ‘빚투’ 규모를 줄이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5일 이후 3일 만에 2조원이 넘게 줄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총 17조1268억원으로 지난 5일(19조2941억원)보다 2조1673억원 줄었다.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매수한 주식의 가격이 떨어지면 강제로 주식이 처분되면서 큰 손실을 떠안을 수 있어 대량의 매도 물량이 나온 상황이다.


또한 지난 2일과 5일 증시가 급락하면서 강제 청산하는 반대매매도 빚투 축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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