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퇴직연금 담당자들 사이에서 수익률 제고를 위해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복리효과를 극대화하고, 인플레이션을 웃도는 장기적인 목표수익률 달성을 위해서다.

11일 삼성증권이 기업 인사·재무부서 소속 연금 담당자 1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4.1%가 유망한 연금 투자상품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꼽았다.

공모펀드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15.4%였다.


ETF와 공모펀드에는 주식형·채권형·금리형 등 다양한 상품 유형이 있다.

이 중에서 연금 담당자들은 주식과 같은 초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위험자산 투자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기업 연금 담당자들이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가 필요하다고 본 이유는 우선 노후 소득 확보라는 제도적 취지 달성을 위해서다.

20년 이상 연금 투자를 통해 자산을 증식하기 위해선 복리효과를 극대화해야 하는데, 연평균 수익률이 높을수록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효과가 커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장기적인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기업 연금 담당자들의 36.6%는 확정기여(DC)형, 개인형퇴직연금(IRP)의 5년 뒤 목표수익률로 연 6~8%를 꼽았다.

이는 최근 국내 퇴직연금 시장의 DC형, IRP 평균 수익률 대비 2~4%포인트 높은 수치로, 물가 수준을 웃도는 자산 증식을 위한 최소 수익률로 여겨진다.

목표수익률로 연 11%를 꼽은 기업 연금 담당자도 26%에 달했다.


물론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 채권과 예금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나왔다.

다만 확정급여(DB)형처럼 대부분 적립금을 원리금 보장형 상품과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해야 한다고 본 연금 담당자들은 적었다.

기업 연금 담당자들은 DB형 운용과 관련해 가장 관심을 둔 투자자산으로 채권(37.4%)과 예금(37.4%)을 꼽았다.

DC형과 IRP 계좌 대비 상대적으로 초안전자산 비중이 높은 셈이다.


한 대기업 연금 담당자는 "현재보다 전반적으로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업계 종사자들의 의견"이라며 "수익률 제고를 위해선 투자 자율성이 높은 DC형, IRP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 연금 담당자들은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 시 인공지능(AI) 테마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실제 향후 증시를 이끌 투자 트렌드로 AI를 꼽은 이들이 49.6%에 달했다.

투자 유망 지역으로는 미국(39%)을 고른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그 뒤로 인도(17.1%), 한국(13.8%) 순이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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