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 자본시장 투자가 늘면서 수수료 수입이 증가했고, 시장금리가 내리면서 채권 등 운용자산의 평가이익도 증가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예상됐지만 대형사들에는 타격이 없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이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 순이익을 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상반기에 순이익 7108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보다 65% 늘어난 역대 최대 성과다.

KB증권은 상반기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4%나 증가한 379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그 밖에 다른 증권사들도 대형사 위주로 좋은 실적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에셋증권이 371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NH투자증권은 422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삼성증권은 증권사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순이익 5110억원을 기록했고, 키움증권은 4769억원을 벌었다.


미국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액이 급증하면서 수수료 수입이 증가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식과 채권을 합해 해외 자본시장에서 매도한 금액과 매수한 금액은 모두 2552억8340만달러에 달한다.

이는 1년 전인 2023년 상반기에 비해 35.3%나 증가한 수치다.

주식 거래액이 2058억4320만달러로 압도적이고, 채권 거래액도 494억4020만달러에 달한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증권키움증권이 좋은 실적을 거둔 데는 미국 주식 거래 활성화에 따라 개인 거래대금이 늘어난 점이 수익 증가에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대형 증권사의 운용 관련 평가이익이 증가한 것도 호실적의 요인이다.

일례로 한국투자증권은 채권에서 큰 수익을 냈는데, 시장금리 인하에 따른 평가이익이 이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부문에서만 세전 순이익 600억원을 거뒀다.

미래에셋증권 뉴욕법인은 전년 동기 대비 65.6%의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성장세를 기록 중이고, 베트남과 인도법인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5%, 245.6% 성장했다.


대형사들은 부동산 PF 위기에도 작년에 이미 많은 충당금을 쌓으면서 올해는 충당금 반영이 적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빅5'로 꼽히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의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교체된 가운데 사상 최대급 실적을 냈다는 점도 특기할 부분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 안팎에서는 실무형 CEO로 세대교체 작업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사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증권사 주가도 강세다.

특히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이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1일 NH투자증권에 시총 1위 자리를 내줬던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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