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며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신축을 위주로 치솟고 있다.

하지만 현 부동산 시장을 관통하는 공급 부족 현상은 비단 서울 등 수도권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지방도 일부 지역에선 수년째 신축 분양이 나오지 않는 곳이 수두룩하다.

공급 부족을 넘어 이른바 '공급 가뭄' 지역들이다.


대표적인 곳 중 하나가 전북 전주시다.

올해 '서신더샵비발디'(2월)와 '에코시티더샵4차'(6월)가 공급되기 전까지 300가구 이상 규모의 아파트가 공급된 것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러한 공급 가뭄 지역에 올해는 단비가 내릴 예정이다.


부동산 시장 분석 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최근 5년 이상 분양 물량이 없었던 지방에서 연내 분양 소식을 알린 곳은 7개 단지, 총 5674가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북 2곳, 강원, 부산, 대구, 세종, 전남 각각 1곳이다.


공급 가뭄 지역은 구축에서 신축으로 갈아타기를 희망하는 대기 수요가 풍부하고 새 아파트의 희소성이 두드러져 분양 성적이 좋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북 구미시 봉곡동에 10년 만에 분양된 '힐스테이트 구미 더퍼스트'는 올해 7월 청약 접수 결과 평균 2대1, 최고 18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올해 지방 분양 시장에서 0점대 청약 경쟁률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대단히 성공적인 결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앞서 6월 전북 전주시 덕진구에서 분양한 '에코시티더샵4차'는 일반공급에만 무려 6만7687건이 접수됐다.

이는 6월 기준으로 올해 최대 청약 접수 기록이고 현재 시점으로도 수도권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청약통장이 몰린 기록이다.

만성적인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지역적 특성 때문이었다.

전주 신축 분양은 2020년부터 매년 1~2개 단지만 새로 공급되고 있어 60만명이 넘는 인구에 비해 신축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


힐스테이트 구미더퍼스트 투시도. 현대건설

지난해 8월 대전 서구 탄방동에 분양된 '둔산자이아이파크'는 70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4만8415명이 몰려 평균 69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탄방동에서 2018년 'e편한세상 둔산' 이후 5년 만에 분양 소식을 알린 새 아파트란 점이 흥행 요인으로 꼽혔다.


공급 소식이 뜸했던 지역일수록 새 아파트의 가치는 두드러진다.

주변 노후한 다른 단지들과 상품성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에 14년 만에 분양된 '서신 아이파크 e편한세상'은 2억원대에 분양된 전용면적 84㎡가 지난해 7월 4억5500만원에 거래됐으며 1년이 지난 올해 7월에는 5억6000만원으로 거래가가 올랐다.


같은 해 대구 달서구 본리동에 10년 만에 분양된 '더샵 달서 센트럴'의 경우 전용 84㎡가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0년의 6억원대까지 올랐다.

최근에는 고금리 여파로 4억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6월 다시 5억3000만원에 매매되며 회복하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아무래도 신축 아파트는 최신 추세를 반영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한다"며 "이런 상황에 공사비 등 여러 이유로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어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더해져 신축과 구축 간 가격 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2018년 이후 신규 분양단지가 단 한 곳도 없는 경북 영천은 전체적인 아파트값이 이미 지난해 4월부터 오르고 있다.

영천시 금호읍에 있는 '금호윤성모닝타운'(2018년 준공·1746가구) 전용 29㎡는 지난해 12월 2150만원(12층)에 거래됐는데 최근 같은 층이 2650만원에 팔렸다.

7개월 만에 아파트값이 23% 뛴 것이다.


이처럼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일부 지역에서도 공급 부족이 아파트값을 견인하는 상황에서 여러 공급 부족 지역의 신규 분양 물량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남에서는 2000년대 분양이 아예 없었던 순천 덕암동에서 대우건설이 '순천 푸르지오 더퍼스트'를 8월 분양할 예정이다.

순천 첫 푸르지오 아파트로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 6개 동, 560가구(전용 84~111㎡) 주상복합으로 조성된다.

단지는 KTX 순천역 인근에 들어선다.

순천 중심부에 조성돼 순천 전역으로 이동이 편리하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쇼핑 시설과 메가박스 등 문화시설도 가깝다.

순천 동천변, 순천만 국가정원 등도 단지에서 멀지 않다.

선시공 후분양 방식으로 공급되며 입주 예정일은 2025년 7월이다.


9월에는 2017년 이후 6년간 분양이 뜸했던 강원 강릉시 회산동에 '강릉 회산 아테라'가 분양된다.

총 329가구로 조성되며 시공은 금호건설이 맡았다.


10월에는 부산 사하구 당리동 '한화포레나 부산당리'(가칭·543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당리동에선 2013년 준공된 '당리 푸르지오'(542가구)를 끝으로 신축 공급이 뚝 끊긴 상황이다.


이외 전북 전주시 중노송동 '기자촌구역 재개발'(가칭·530가구), 대구 북구 검단동 '대구금호지구 1차 대방디에트르'(636가구) 등도 10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


대구는 공급 부족이 아닌 공급 과잉으로 지난 하락기 때 쓴맛을 본 지역이었지만 산업단지가 집중돼 있는 북구 검단동만큼은 지난 30여 년간 공급이 없었다.

검단동을 둘러싸고 있는 산격동, 복현동, 동변동, 동구 불로·봉무동 등도 공급이 적었던 터라 이번 공급은 지역 주민들에게 단비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전주시 인후동 '종광대2구역 재개발'(가칭·530가구)과 세종 연서면 '월하리 공동주택'(가칭·942가구) 등이 연내 분양을 예정하고 있다.


[연규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